[수원] 주님의 마음? 내 마음?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603

젊은 이교도 아가씨 “산세리트” 는 진정으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열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에 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 사제에게 자신의 소망을 피력하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사제 면담에 앞서 그리스도교 성인들을 다룬 책과 그들의 저서를 닥치는 대로 읽어 두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책들을 밤낮없이 열심히 읽었습니다. 이제는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믿은 산세리트는 자신 있게 사제를 찾아가 자신의 소망을 정중하게 피력했습니다.

“존경하올 신부님, 저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고 있나요?”
아가씨는 열심히 대답했습니다.
“알다마다요.
저는 성녀 데레사의 성스러운 단순,
성 프란치스코의 복음적 가난,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의
사도적 열정을 비롯하여 여타
무수한 성인들의 삶을 두루 섭렵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무지의 구름」과 십자가의 성 요한이 쓴 「영혼의 어둔 밤」,
성녀 데레사가 저술한 「내면의 성」도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사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딸이여,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라니요?”
산세리트는 의아해하며 반문했습니다.
“신부님,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지요?”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중에서

이야기 속의 산세리트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하여 많은 저서들을 읽어봅니다. 하지만 그녀는 정작 알아야 할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마치 찐빵에서 소(앙꼬)를 빼어놓고 빵만 먹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던 사람은 자신의 눈을 뜨게 해 주신 예수님을 보고, 눈을 뜨게 해 주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는 왜 그 사실 하나만으로 믿음을 갖게 되었을까요?

2독서인 에페소서에는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입니다. 무엇이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가려내십시오.”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이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에 두어야 함을 뜻합니다.

눈먼 사람은 그 기준에 따라 “누가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면, 그 사람의 말은 들어 주십니다.”라고 말하며 예수님을 믿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리사이들은 그 기준을 율법에 맞추고 있습니다. 율법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함에 의미가 있음에도 겉으로 드러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단 기준을 어디에 맞추어 두고 있습니까? 진정 주님의 뜻을 알고 행하는 것에 맞추어 두고 있는지, 아니면 겉으로 드러난 보기에만 좋은 것에 맞추어 두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사순시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주님 마음을 더 잘 알고 행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

수원교구 박필범 야고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