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절실한 통회심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182

1. 완덕에 얼마큼 진보할 마음이 있거든,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생각 중에 너를 보존하여 너무 자유스러이 지내지 말고 오직 오관을 다 규율로써 제어하고 무리하게 즐거워 말아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통회를 발하기로 힘써라. 그러면 신심을 얻으리라. 통회심에서 많은 좋은 일이 시작되나 마음의 방일(放逸)함으로는 흔히 많은 선을 급히 잃게 된다. 우리가 귀양살이함을 생각하고 우리 영혼의 그만한 위험을 생각하면서도 이 세상에서 사람이 완전히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은 과연 이상한 일이다.

2. 우리는 마음이 경솔하고 우리의 과실을 게을리 살피는 까닭에 우리 영혼의 병고를 깨닫지 못하며, 울어야 마땅할 터인데 가끔 쓸데없이 웃고 지낸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양심의 평화를 얻기 전에는 참된 자유도 없고 착한 즐거움도 있을 수 없다. 온갖 분심거리를 멀리 피하여 거룩히 통회심을 발할만큼 수습하는 사람은 복된다. 자기의 양심을 더럽히거나 거북하게 할 만한 모든 것을 피하고 버리는 사람은 복되다. 사내답게 싸워라. 습관은 습관으로 이기게 된다. 네가 사람들을 끊어 버릴 줄을 알면 사람들이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하도록 내버려두리라.

3. 너는 다른 사람들에 관한 일에 상관치 말고 윗사람의 일에 참섭치 말아라. 네 눈은 항상 무엇보다도 먼저 너를 살필 것이요, 네 모든 친우들을 훈계하기 전에 너를 먼저 훈계하라. 네가 남에게 호감을 못 받는다고 근심치 말고 다만 하느님의 종된 생활을 못하고 신심 있는 수도자와 같이 생활치 못함을 또 그만큼 주의를 못함을 걱정하라.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무슨 위로가, 특히 육신의 위로가 많지 않은 것이 흔히 유익하고 더 안전하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가 우리에게 없고, 혹 있다 하여도 드물게 있는 것은 우리의 과실(過失)이다. 참된 통회심을 자아내려고 힘쓰지 않고 쓸데없는 바깥 사물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 까닭이다.

4. 너는 스스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안을 받기에 부당하고 더욱 많은 고란을 당하여야 의당한 줄로 생각하라. 사람이 완전히 통회심을 발하게 되면 세상 만사가 거북하고 싫어진다. 착한 사람은 항상 아파하고 울 만한 자료(資料)를 넉넉히 얻는다. 이는 자기를 살펴보든지 남을 살펴보든지 누구나 이 세상에는 괴로움 없이 생활하는 사람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다. 또 사람이 주의를 다하여 자기를 살필수록 더욱 아파하게 된다. 의당히 아파하고 진정하고 툉회를 발할 많은 자료는 우리의 죄악과 우리의 악습이니 우리는 죄악과 악습에 묻혀 천상 것을 드물게 묵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5. 네가 오래 살 궁리를 하는 것보다 죽을 사정을 더 자주 생각 한다면 네 생활을 개선하려고 힘을 더 쓸 것이 틀림없다. 네가 지옥이나 연옥에서 장차 당할 벌을 진심으로 묵상한다면 일을 어려워 않고 괴로움을 끈기 있게 참을 것이요, 험한 생활을 무서워하지 않을 줄로 나는 믿는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마음속까지 이르지 못하고 세상의 오락을 아직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냉담하고 나태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 자주 우리 영혼이 약해지기 때문에 우리의 가련한 육신이 경솔히 반항하는 것이다. 그러니 겸손되이 하느님께 기도하여 통회의 정신을 빌고, 다윗 성왕과같이 "당신 백성에게 눈물의 빵을 먹이시고 싫도록 눈물을 마시게 하였사옵니다"(시편 80,5)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