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경 | 꽃사과 한 알이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172

자분자분 비 오시는군요
광장의 꽃사과 잎사귀에 오소소 소름 돋았고요
발그레 익어가던 꽃사과 한 알이 툭 떨어집니다
그 옆, 조그만 웅덩이가 질끈 큰 눈을 감습니다
그랬었지요
저러히 스러지는 것들을 받아 안는 일
무너지는 가슴을
습관처럼 고요히 눈물 안쪽에 앉히는 일
이제는 아프지 않으리라던
오래된 가슴이 또 한 쪽 우지끈 무너집니다

▶ 시집 ‘벙어리구름’(시선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