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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일 : 2000년 러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참사
조회수 | 1,879
작성일 | 05.07.22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무르만스크 인근의 바렌츠 해에서 러시아 해군뿐만 아니라 세계 해군 사상 가장 큰 참사로 기록될 만한 사고가 발생했다.

2만 t급 신형 핵잠수함인 쿠르스크호가 침몰해 승무원 118명 전원이 사망한 것이다. 원인이 불분명했던 이 사고를 둘러싸고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추측과 가설이 나돌았다.

러시아 측이 사고 직후 서방의 구조지원 의사를 거부하고 승무원 전원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초래돼 갖가지 추측에 불을 지폈다.

사고원인에 대해 미국은 쿠르스크호가 당시 흑해함대에 소속돼 특별훈련 중이던 러시아 핵순양함 ‘위대한 피터’호에서 잘못 발사된 어뢰를 맞고 침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은 훨씬 흥미로웠다. 이 핵잠수함은 미국 또는 영국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형 비밀 수중 물체에 부딪혀 침몰했다는 것.

러시아는 쿠르스크호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러시아 해군 정찰기의 목격보고를 곁들였다. 당시 이 잠수함 근처에 접근하는 대형 수중 물체를 육안으로 포착한 정찰기는 쿠르스크호에 무선으로 경고를 했고 소나장치에도 감지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 물체를 피하려던 잠수함이 괴물체와 충돌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아주 빠르고 핵잠수함만큼이나 거대한 그 물체가 사고 후 인근 노르웨이의 앞바다를 거쳐 영국해역 쪽으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세계 언론에는 이 미확인 수중 물체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서방 측의 최첨단 비밀병기를 둘러싼 양 진영 간의 숨 막히는 각축전으로 보는 분석이었다.

한 미국의 전문가는 수중에서 시속 수백 마일로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 와프드라이브(Warp Drive·공간이동 추진)라는 최첨단 기술이 이론상 가능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수심 100m 지점에 가라앉아 있던 이 잠수함은 사고 발생 1년 후에야 인양됐다.

러시아 해군 사고조사위원회는 2002년 7월 이 사고는 어뢰폭발 때문이라고 공식발표했다. 어뢰에 주입된 불량원료가 문제를 일으켜 어뢰 2기가 연쇄폭발하면서 잠수함이 침몰했다는 것.

그러면 사고 직후 정찰기 조종사의 목격담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러시아의 해명은 끝내 없었다. / 동아일보 정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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