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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독 관저에서 골고타까지
조회수 | 1,442
작성일 | 10.03.27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주 우리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지극히 거룩하시고 만군의 왕이시며 살아 계신 자비의 하느님, 오늘도 저에게 생명을 주셔서 감사하며 주님의 구속사업의 도구가 되게하시고 평온한 죽음을 맞게하소서.
*~*~*~*~*~*~*~*~*~*~*~*~*~*~*~*~*~*~*~*~*~*
[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


[총독 관저에서 골고타까지]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중에서 (마리아 발또르따)]


  사형선고를 받으신 후,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기다리시며 서 계시다. 이렇게 병사들의 감시를 받으시며 그대로 계시는데, 그 시간은 반 시간이 넘지 않고, 어쩌면 그보다도 더 짧은지도 모르겠다. 사형집행을 주관할 책임을 진 론지노가 명령을 내린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받고 걸으실 바깥쪽 길로 끌려 나오시기 전에, 론지노는 벌써 은연중에 동정의 빛을 띤 호기심으로 예수를 두세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익숙한 사람처럼 눈치빠르게, 어떤 병사와 같이 예수께 가까이 다가가서 그분의 목을 축여 드릴 포도주 한 잔을 드린다. 포도주라고 생각하는 것은 군대용 호리병에서 분홍빛이 도는 빛나는 액체가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몸에 좋을거요. 목이 마를텐데, 밖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고 길은 멀어요.”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신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연민을 갚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 마실 것을 포기하진 마시오.”
  “그렇지만 나는 건강하고 튼튼하오. 당신은... 나는 이것 없이도 괜찮소... 그리고 당신의 용기를 돋구기 위해서는 기꺼이 포기하겠소... 한모금... 당신이 이교도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표로....”
  예수께서는 더 거절하지 않으시고 한 모금을 드신다. 예수의 손은 결박이 풀려있었고, 갈대도 들지 않으시고, 또 짧은 망또도 걸치지 않으셨다. 그래서 당신이 직접 마실 수 있으시다.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가 창백한 그분의 뺨과 바싹 마르고 갈라진 입술의 타는 듯한 붉은 열을 진정시켜 주게 되겠지만, 한 모금 외에는 거절하신다.
  “드시오, 더 드시오. 이건 꿀물이오. 힘을 돋구어 주고 갈증을 풀어줄 것이오... 당신은 불쌍하고... 예수... 불쌍해요... 히브리인들 중에서 죽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소... 아아!... 나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소... 당신에게 필요 이상의 고통은 주지 않도록 힘쓰겠소.”
  그러나 예수께서는 다시 마시려고 하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정말 목이 마르시다. 피를 많이 흘린 사람, 열이 나고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무서운 목마름이다. 예수께서는 그것이 마취제를 넣은 음료가 아님을 아신다. 그래서 기꺼이 마시고 싶으실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그때, 나에게 내적인 빛이 비추어서 꿀물보다도 로마인의 동정이 예수를 더 위로해 드린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느님께서 이 위로를 많은 축복으로 갚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곧 이어서 말씀하신다. 그리고는 또 미소를 지으신다... 안마당에서 채찍질을 당하신 뒤에 코와 오른쪽 광대뼈 사이가 몽둥이로 맞아 입으신 심한 타박상으로 몹시 부어올랐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어렵고, 붓고 상처입은 입으로 지으시는 가슴 찢어지는 듯한 미소이다.
  각기 한 10인대의 군인에 둘러싸인 도둑 둘이 온다. 떠날 시간이다. 론지노가 마지막 명령을 내린다.
  한 100인대가 3미터 간격을 둔 두 줄로 배치되었다. 군중이 행렬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밀어내기 위하여 다른 100인대가 방진(方陳)을 이루고 있는 광장으로 이렇게 나간다. 좁은 광장에는 벌써 말탄 사람들이 있다. 젊은 하사관이 지휘하는 기병대 10인대가 군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사병 한 사람이 백부장의 윤나는 검은 말의 고삐를 잡고 있다. 론지노가 말에 올라타고 기병 열 한 명 앞쪽의 자기 자리로 간다.
  십자가들을 가져왔다. 두 도둑의 십자가는 더 짧다. 예수의 십자가는 훨씬 더 길다. 수직으로 된 나무는 4미터가 넘는 것 같다. 나는 십자가가 이미 다 만들어진 채 운반되어 온 것을 본다.

  (내가 책을 읽을 수 있을 때... 그러니까 여러 해 전에 이 문제에 대하여 십자가가 골고타 언덕 꼭대기에서 만들어졌고, 길을 가는 동안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기둥 두 개만을 메고 갔다는 말을 읽었다.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가로 기둥이 큰 기둥에 완전히 박히고 못과 나사못으로 잘 보강된 다 만들어진 튼튼한 십자가를 본다. 사실, 십자가가 어른 몸의 상당한 무게를 지탱하고, 역시 눈에 띌 정도의 최후의 경련까지도 지탱하기로 되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십자가를 골고타의 좁고 불편한 꼭대기에서 만들 수는 없었으리라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예수께 십자가를 주기 전에 “나자렛 사람 예수 유대인들의 왕”이라고 적은 게시판을 목에 걸었다. 게시판이 달려 있는 밧줄이 가시관에 엉키니 가시관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상처를 내어 할퀴고, 들어가 박혀서, 새로운 고통을 주고 피가 흐르게 한다. 사람들은 잔인한 기쁨을 맛보며 웃고 욕하고 모독하는 말을 한다.
  이제는 준비가 다 되었다. 그래서 론지노가 앞으로 나아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우선 나자렛 사람, 뒤에는 두 도둑, 각자 주위에 한 10인대씩, 다른 일곱 10인대는 좌우익으로 정렬하여 보강하라. 그리고 선고받은 사람들을 죽기에 이르도록 치게 하는 병사가 책임자가 되라.”
  예수께서는 현관에서 광장으로 통하는 세 단을 내려오신다. 예수께서 매우 약해진 상태에 계시다는 것이 즉시 명백히 나타난다. 예수께서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시고 세 단을 내려오시면서 비틀거리신다. 온통 살갗이 벗겨진 어깨에 얹힌 십자가와 앞에서 흔들리며 밧줄로 목을 긁는 게시판, 튀어나온 곳마다 튀는 십자가의 긴 기둥으로 몸에 가해지는 흔들림 때문이다.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술취한 사람처럼 더듬거리시는 것을 보고 웃으며 병사들에게 소리친다. “그자를 밀어 넘어지게 하시오. 하느님을 모독한 자는 먼지 구덩이에!”
  그러나 병사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만 한다. 예수께 길 한가운데로 와서 걸어가라고 명령하기만 한다. 론지노가 그의 말에 박차를 가하니 행렬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론지노는 사형수가 저항을 하지 않으므로 골고타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로 가서 일을 빨리 끝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미친듯이 날뛰는 도둑떼들 -이렇게 부르는 것도 대접해서 하는 것이다-이 그것을 원치 않았다. 교활한 자들은 벌써 앞으로 가서, 한 쪽은 성곽 쪽으로, 또 한 쪽은 시내로 가는 갈림길에 가 있다. 그들은 론지노가 성곽 쪽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는 것을 보자 동요하며 고함을 지른다. “그렇게하면 안돼요! 안돼! 그건 불법이오! 율법에는 사형선고 받은 자들을 그들이 죄를 범한 도시 사람들이 보게 해야 한다고 되어 있소!” 행렬 꽁무니에 있는 유다인들도 그들의 권리를 찾겠다고 동료들의 고함에 소리 맞추어 고함을 지른다.
  평화를 위하여 론지노는 시내 쪽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한 구간을 간다. 그러나 한 전속부관으로 보이는 하사관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하여 무엇인가를 가만히 말한다. 그 10인대장은 빠르게 뒤로 돌아가며 각 10인대장에게 명령을 전달한다. 그런 다음 론지노에게로 다시 와서 일을 다 하였다고 말한다. 그는 론지노의 뒷줄에 있는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간다.
  예수께서는 숨을 헐떡이며 나아가신다. 길에 있는 파진 곳 하나 하나가 비틀거리는 그분의 발에는 함정이고, 살갗이 벗겨진 그분의 어깨와 가시관이 얹힌 그분의 머리에는 고통이 된다. 머리 위로는 지나치게 뜨거운 햇볕이 수직으로 내리쬐는데, 가끔 납빛깔 구름의 장막으로 가려지지만, 그래도 여전히 타는 듯이 뜨겁다. 예수께서는 피로와 열과 더위로 상기되어 계시다. 빛과 고함소리까지도 그분께 괴로움을 주는 것 같다. 그 미친 듯이 질러대는 고함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으실 수는 없지만.. 햇볕으로 눈이 부신 길을 보지 않으시려고 눈을 반쯤 감으신다. 그러나 돌이 파진 곳에 걸리시기 때문에 다시 눈을 뜨셔야 한다. 걸리실 때마다 고통스럽다. 갑자기 십자가가 움직이게 되는데, 그러면 십자가가 가시관에 부딪히고 허물이 벗겨진 어깨 위에서 옮겨지면서 상처를 더 크게 하고 고통을 심하게 하기 때문이다.
  유다인들은 이제 예수를 직접 칠 수는 없다. 그러나 돌 몇 개와 몽둥이로 몇 번을 맞으신다. 돌은 특히 군중이 가득 찬 작은 광장들을 지날 때, 몽둥이질은 구부러진 곳과 좁은 길에서 온다. 도시가 줄곧 기복이 있기 때문에 계단이 어떤 때는 하나, 어떤 때는 셋, 어떤 때는 그보다 더 많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는 필연적으로 행렬이 느려지는데, 그러면 언제나 로마 군인들의 창을 무서워하지 않고 스스로 나서는 박해자가 있다. 이제는 고문의 걸작품이 되신 예수께 새로운 타격을 가하려 하는 것이다.
  병사들은 재주껏 예수를 방어한다. 그러나 방어를 하면서도 예수를 친다. 좁은 공간에서 휘두르기 때문에 긴 창자루가 예수께 부딪쳐서 비틀거리게 하기 때문이다.
  어떤 지점에 이르러서 병사들은 흐트러짐이 없이 움직여, 고함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행렬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성곽 쪽으로 직접 가는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그것은 형장으로 가는 거리를 많이 단축하는 길이다.
  예수께서는 점점 더 숨을 헐떡이신다. 가시관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와 동시에 땀이 얼굴에 흘러 내린다. 바람이 불기 때문에 젖은 얼굴에 먼지가 달라붙어 얼굴을 더럽힌다. 휘몰아치다가 긴 간격을 두고 멈춰져서, 군중이 회오리처럼 일으켰던 먼지가 다시 떨어지고 쓰레기 부스러기가 눈과 목구멍으로 들어간다.
  Judiciaire 성문에는 벌써 많은 사람이 몰려 있다. 그들은 일찍부터 구경하기 좋은 자리를 잡아놓은 사람들이었다. 그 곳에 이르기 조금 전에 예수께서는 넘어지실 뻔하였다. 거의 쓰러지시려고 하실 때 한 병사가 재빨리 손을 썼기 때문에 예수께서 땅에 넘어지는 것을 면하셨다. 천민들은 웃고 외친다. “그냥 둬요! 그 자가 모두에게 ‘일어나시오’하고 말했으니, 이제는 제가 일어나라지....”
  성문을 지나면 개울이 있고 다리가 하나 있다. 벌어져서 널판지 위로 십자가의 나무가 더 세게 튀어오르기 때문에 예수께 또 새로운 피로를 준다. 유다인들에게는 새로운 던질것 투성이다. 개울의 돌들이 날아와 가엾은 이를 때린다.
  골고타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조그마한 그늘도 없고 갈라진 돌이 깔려 있는 비탈을 직접 기어올라가야 하는 벌거숭이 길이다.

(여기서도, 내가 책을 읽던 시절에 골고타가 높이 몇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읽었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확실히 산은 아니다. 그러나 언덕이며, 룽가르니에 비하여 십자가산, 즉 피렌체 성 미니아또 대성당이 있는 곳보다 더 낮지는 않다. “오! 그건 아무것도 아니구만!”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에게는 별것이 아니다. 그러나 심장이 약하기만 하여도 그것이 별것이 아닌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를 느낄 것이다! 나는 심장병을 앓은 뒤부터, 병세가 가벼울 때에도, 그 언덕을 기어오를 때면 많은 고통을 겪으며 줄곧 쉬어야 했던 것을 안다. 그런데 어깨에 짐을 메고 있지 않았었다. 나는 예수께서 심장이 매우 약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채찍질을 당하고 피땀을 흘리신 다음에... 이 두 가지 만을 생각해도 그렇다.)

  예수께서는 비탈에서 십자가의 무게까지 겹쳐 격심한 고통을 느끼신다. 십자가는 길기 때문에 매우 무거울 것이 틀림없다.
  비죽 나온 돌을 발견하신다. 그런데 기진맥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발을 너무 적게 위로 들어 올려서 오른쪽 무릎을 꿇고 넘어지신다. 그래도 왼손을 짚고 다시 일어나실 수가 있었다. 군중은 좋아라고 소리를 지른다. 예수께서는 다시 일어나셔서 점점 더 몸을 구부리시고 숨을 헐떡이시며 열이 나서 상기된 얼굴로 앞으로 나아가신다.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게시판이 그분의 시야를 가리고, 그분의 긴 옷이 지금은 몸을 구부리고 걸으시기 때문에 앞섶이 땅에 끌려서 걸으시는데 방해가 된다. 예수께서는 다시 걸려 두 무릎을 꿇고 넘어지셔서 상처 입으신 자리에 또 상처를 입으신다. 십자가가 등을 세게 친 다음 손에서 빠져 나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들어올리느라고 몸을 구부리셔야 하고 어깨에 다시 올려놓으시느라고 애쓰실 수밖에 없다. 그러시는 동안 오른쪽 어깨에는 십자가가 문질러서 생긴 상처가 선명하게 보인다. 십자가 때문에 채찍질로 생긴 수많은 상처가 터져서 한 덩어리가 되어 물과 피가 스며나오는 바람에 그 자리에는 온통 얼룩이 졌다. 사람들은 그렇게 넘어지시는 것이 좋아서 손뼉을 치기까지 한다.
  론지노는 서두르느라고 격려하고 병사들은 단검의 판판한 부분으로 가엾은 예수를 치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권한다. 몹시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더 느리게 다시 걷기 시작한다.
  예수의 걸음걸이가 어떻게나 비틀거리는지 꼭 취하신 것 같다. 길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병사들의 두 열의 이쪽, 어떤 때는 저쪽에 부딪치신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외친다. “저자의 교리에 취한거야. 보라구, 얼마나 비틀거리는지 좀 보라구!” 사제와 율법학자들인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빈정거린다. “아니야! 라자로의 집에서 있은 잔치 때문에 취해 있는 거다. 그 음식 맛이 좋던가? 이제는 우리의 음식도 좀 먹어보시지....” 또 그와 비슷한 말들을 한다.
  가끔 뒤를 돌아보던 론지노는 동정해서 몇 분 동안의 휴식을 명한다. 하층민들이 어떻게나 욕을 해댔던지 백부장은 군대에게 공격 명령을 내릴 정도였다. 비겁한 하층민은 번쩍이고 위협하는 창들을 보고는 소리를 지르면서 물러서고 산에서 이리저리 내려간다.
  여기서 나는 무너진 낮은 담장 뒤에서 목동들의 작은 무리가 나오는 것을 다시 본다. 비탄에 잠기고, 깜짝 놀란, 먼지투성이고 옷이 찢긴 채, 그들은 눈길의 힘으로 선생님을 부른다. 예수께서는 머리를 돌리시고 그들을 보신다. 천사들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다보시고 그들의 눈물로 목을 축이시고 기운이 돋구어지는 것같이, 미소를 지으신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라는 명령이 내리고 예수께서는 바로 그들 앞을 지나시며 그들의 가슴 아파하는 울음 소리를 들으신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의 멍에 밑에서 어렵게 머리를 돌리시고 다시 그들에게 미소지으신다...
  예수께 위안이 된 것은... 열 사람의 얼굴... 타는 듯한 태양 밑에서의 휴식이었다...
  그런 다음 곧 세 번째 완전히 넘어지시는 고통을 겪으신다. 그런데 이번에는 걸려서 넘어지신 것이 아니라, 기운이 갑자기 쇠약해져서 졸도하신 것이다. 갈라진 돌들에 얼굴을 부딪치며 배를 깔고 엎어지셨다. 몸 위에 내리쳐진 십자가 밑에 깔리셔서 먼지 구덩이에 남아 계시다. 병사들이 예수를 일으키려고 해본다. 돌아가신 것 같으므로 백부장에게 보고하러 간다. 그들이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에 예수께서는 깨어나셨다. 병사 하나는 십자가를 들어올리고 또 하나는 선고 받은 이를 다시 일어나도록 돕는다. 병사 두 사람의 도움으로 천천히 당신 위치로 돌아가신다. 그러나 정말로 기진맥진하셨다.
  “꼭 십자가 위에서 죽게 하시오!” 군중이 고함을 지른다.
  “저자를 그 전에 죽게 하면 당신들은 총독 앞에서 책임을 지게 된다는 걸 기억하시오. 죄인은 살아서 형장에 가야 하는 거요.” 하고 율법학자들이 병사들에게 말한다.
  병사들은 그들을 무서운 눈으로 노려본다. 규율을 지켜 말은 하지 않는다.
  론지노도 그리스도께서 길에서 돌아가실까봐 마찬가지로 겁을 내고, 난처한 일이 생기기를 원치 않는다. 누가 그에게 일깨워 줄 필요도 없이, 그는 자기의 임무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거기에 대비한다. 론지노는 꼭대기까지 구불구불하지만, 훨씬 덜 가파른 제일 먼 길로 해서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사람이 많이 다닌 덕택으로 충분히 편리한 길이 된 오솔길인 것 같다. 이렇게 교차되는 길이 있는 곳은 산 중간쯤 되는 곳이다. 더 올라간 곳에서 이 오솔길은 곧바로 올라가는 길을 네 번이나 가로지르게 된 것을 본다.
  그의 명령에, 벌써 앞 쪽으로 달려온 유다인들은 당황한다. 유다인들은 땀을 흘리며, 타는 듯한 산에 드문드문 있는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지나오느라고 할퀴어지면서, 집을 헌 부스러기를 쌓아둔 듯한 쓰레기에 넘어져 가면서, 박해받는 이의 헐떡임 하나, 고통스러워하는 시선하나, 은연중에 나타나는 고통의 몸짓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만을 한다. 또한 오직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까봐 겁을 내며 그 길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 길에는 함께 올라가지만, 예수의 고통을 보고 즐기기 위한 파렴치한 소란에는 한몫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베일을 쓰고 울고 있는 여자들과, 여자들보다 훨씬 앞서 가는 작은 남자 집단들인데, 사실 이들의 수효는 얼마 되지 않고, 길이 계속되면서 산을 한 바퀴 돌 때에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다.
  여기서 골고타는 뾰족하게 되어 있는데, 한 쪽은 짐승의 주둥이처럼 생기고 다른 쪽은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되어 있다. 남자들은 바위가 뾰족하게 내민 뒤로 사라져서 보이지 않게 된다.
  예수의 뒤를 따라오던 사람들은 몹시 성이 나서 아우성친다. 그들에게는 예수께서 넘어지시는 것을 보는 것이 더 좋았다. 사형수와 그를 데리고 가는 사람들에게 외설한 저주를 퍼부으면서 더러는 행렬의 뒤를 따라가고 더러는 그들의 실망을 꼭대기에 훌륭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상을 하려고 뛰다시피 가파로운 길로 해서 올라간다.
  울면서 앞으로 가던 여자들이 고함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다보니 행령이 이 쪽으로 돌고 있는 것이 보인다. 여자들은 난폭한 유다인들에게 아래로 팽개쳐질까봐 두려워서 산에 기대며 걸음을 멈춘다. 그 여자들은 베일을 한층 더 얼굴로 내리는데, 그중 한 여자는 회교도 여자처럼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매우 검은 두 눈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여자들은 대단히 화려한 옷을 입었으며, 그들을 지킬 튼튼한 나이 많은 남자 한 사람을 데리고 있는데, 겉옷을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에 얼굴은 알아볼 수가 없다. 그의 짙은 빛깔인 겉옷 위로 나와있는 희끗희끗한 긴 수염밖에는 볼 수가 없다.
  예수께서 그 여자들이 있는 높이까지 오시자 그 여자들은 더 크게 흐느껴 울며 몸을 깊이 숙여 절을 한다. 그런 다음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병사들은 창으로 그 여자들을 밀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회교도 여자처럼 얼굴을 가린 여자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온 기수(旗手)앞에서 잠깐 베일을 젖히니 기수는 그 여자를 통과시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나는 그 여자의 얼굴도 옷도 볼 수가 없다. 번개불같이 빠른 동작으로 베일을 움직였고, 또 그의 옷은 땅에까지 무겁게 내려오고 여러 개의 고리쇠로 잠궈진 겉옷으로 완전히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베일을 움직이느라고 밑에서 잠깐 나온 손은 희고 아름다우며, 론지노의 장교가 그렇게 복종하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권세있는 대단한 귀부인일 것이다. 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의 검은 눈과 희고 아름다운 손뿐이었다.
  그 여자들은 울면서 예수께로 가까이와서 그 발 아래 무릎을 꿇는데 그 동안 예수께서는 헐떡이시며 걸음을 멈추신다. 예수께서는 그 독실한 여자들과 그들을 호위하는 남자에게 미소를 지으신다. 그 남자는 요나타라는 것을 보이려고 얼굴을 드러낸다. 그러나 병사들은 요나타는 통과시키지 않고 여자들만 통과시킨다. 그중 한 여자는 쿠자의 요안나였다. 요안나는 죽어가던 때 보다도 얼굴이 더 핼쑥하다. 붉은 기운이라고는 눈물 흐른 자국밖에 없고, 얼굴 전체가 눈같이 희며, 그 검은 눈은 이렇게 흐릿하게 어떤 꽃들처럼 짙은 자주빛이 되었다. 요안나는 은으로 된 단지를 들고 있었는데, 그것을 예수께 드린다. 예수께서는 거절하신다. 사실 너무나 숨을 헐떡이시기 때문에 마시지도 못 하실 것이다. 예수께서는 왼손으로 눈으로 떨어지는 땀과 피를 훔치시는데, 피는 그분의 붉은 뺨과 목으로 타고 내려와 옷의 가슴 부분을 전부 적신다.
  작은 상자를 안은 어린 하녀를 곁에 데리고 있는 다른 여자는 작은 상자에서 새하얀 네모난 아마 손수건을 꺼내서 구세주께 드린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아들이신다. 한 손만 가지고는 자신이 그렇게 하실 수가 없으므로 동정심이 가득한 그 여자가 가시관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수건을 예수님 얼굴에 갖다 대는 것을 도와드린다. 예수께서는 시원해 보이는 수건을 가엾은 당신 얼굴에 대고 큰 위안을 받으시는 것처럼 그대로 계시다. 그리고는 수건을 돌려 주시며 말씀하신다.
  “고맙소 요안나, 고맙소 니까... 사라... 마르첼라...엘리사...리디아...안나...발레리나... 그리고 당신... 하지만... 예루살렘의...딸들이여...나 때문에...울지 말고... 죄 때문에... 당신들의 죄와 당신들 도시의 죄 때문에 우시오... 요안나... 이제 아이들이 없는 데 대해...하느님을 찬미하시오... 왜냐하면... 이것을... 그들은 괴로워하기 때문이오... 그리고 엘리사벳... 당신도... 하느님을 죽이는 자들 가운데에서 보다는... 그것이 ...훨씬 더 좋았지요... 그리고... 어머니들... 당신들의 아들들 때문에...우시오. 왜냐하면... 이 시간이 벌 없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오... 무죄한 사람에... 대하여 이러하니, 그 벌이 얼마나 가혹하겠소... 그 때에는... 아기를 배고... 젖을 먹이고... 아직도 ... 당신 아들들을 두고 있는 것 때문에... 울 것이오... 어머니들은... 그 때에... 울 것이오, 왜냐하면... 정말이지... 그 때에는... 물건 더미 밑에... 제일 먼저... 쓰러지는 사람이... 행복하겠기 때문이오. 나는 당신들에게 강복하오... 집으로... 가서... 나를... 위해... 기도하시오. 잘 있으오, 요나타... 이 여자들을 데리고 가시오....”
  그리고 여자들의 날카로운 울음 소리와 유다인들의 저주가 들리는 가운데 예수께서는 다시 걷기 시작하신다.
  예수께서는 다시 땀에 젖으신다. 병사들도 땀을 흘리고 다른 두 사형수도 땀을 흘린다. 뇌우를 품은 이 날의 태양은 불꽃과 같이 몹시 뜨겁고, 산허리도 뜨겁게 되어 태양의 열에 보태지기 때문이다. 채찍질로 인한 상처들을 직접 덮고 있는 모직 옷에 이 태양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겠는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고 소름끼치게 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한 마디 한탄도 하지 않으신다. 길은 훨씬 덜 가파르고, 이제는 질질 끌고 가시는 예수의 발에 위험한 갈라진 돌들은 없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점점 더 심하게 비틀거리시고, 병사들에게 부딪히시며, 점점 더 땅쪽으로 수그러지신다.
  병사들은 이 불편을 없앨 생각으로 예수의 허리에 밧줄을 매고 고삐처럼 그 양끝을 잡는다. 그렇다. 그렇게 하니까 예수를 지탱하게 된다. 그러나 짐을 덜어드리지는 못한다. 오히려 밧줄이 십자가를 건드려서 끊임없이 어깨 위에 움직이게 하고 십자가가 가시관을 치게 하니, 이제는 가시관이 예수의 이마에 피로 물든 문신(文身)을 만든다. 그뿐 아니라 밧줄은 상처가 대단히 많은 허리를 마찰하여 상처들을 다시 터뜨릴 것이 틀림없다. 흰 속옷의 허리 부분이 분홍빛으로 물든다. 예수를 돕는다고 했지만 한층 더 괴롭히는 결과가 된다.
  길은 계속되고, 나의 시선은 산을 한 바퀴 돌아서 거의 앞쪽으로 가파른 길을 향하여 돌아온다. 거기에 마리아가 요한과 같이 계시다. 요한은 마리아가 기력을 좀 회복하시라고 산비탈 뒤에 있는 그늘진 이 곳으로 모시고 온 것 같다. 그곳은 산에서 제일 가파른 곳이다. 산을 끼고 도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 밑으로는 언덕이 급하게 내려가고 위 쪽으로도 비탈이 마찬가지로 가파르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이 이 비탈을 무시한것 같다. 거기에는 그늘이 있는데 북쪽이기 때문이다. 마리아가 산에 기대 계시므로 햇볕을 받지 않으신다. 마리아는 산허리에 의지하여서 계시지만, 벌써 기진맥진하시다. 마리아도 숨을 헐떡이시고, 검게 보이는 매우 짙은 푸른색 옷에 싸여 죽은 사람같이 창백하시다.
  요한은 마리아를 비탄에 잠긴 동정의 눈길로 쳐다본다. 요한도 혈색이 없고 얼굴이 흙빛이며, 피로한 눈을 크게 뜨고, 머리가 흐트러지고, 뺨은 앓고 난 사람처럼 쑥 들어갔다. 다른 여자들, 라자로의 마리아와 마르타, 알패오와 제베대오의 마리아, 집주인인 가나의 수산나,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여자들은 길 가운데에서 구세주께서 오시는지 바라본다. 론지노가 오는 것을 보고 소식을 알리려고 마리아 곁으로 달려간다. 마리아는 요한에게 팔꿈치로 부축을 받으면서 고통 가운데에서도 위엄있게 산의 경사면에서 떨어져 결연히 길 한가운데에 서시고, 론지로가 와서야 비로소 비키신다. 론지노는 말 위에서 창백한 여인과 그를 모시고 있는 금발이고 창백하며 그 여인과 같이 하늘빛의 온화한 눈을 가진 남자를 내려다 본다. 그리고는 말탄 군인 열한명과 함께 마리아를 지나치면서 조용히 머리를 설레설레 흔든다.
  마리아는 걸어 오는 병사들 사이로 지나가려고 해보신다. 병사들은 창으로 마리아를 밀어내려고 한다. 이렇게도 동정을 많이 보이는 데 대하여 항의하느라고 돌들이 날아 오기 때문에 더 그렇게 한다. 그것은 역시 유다인들인데, 그들은 경건한 여자들로 인하여 지체된 것 때문에 또 저주를 퍼부으며 말한다. “빨리 해라! 내일은 안식일이다. 저녁 전에 모두 끝내야 해! 우리 율법을 업신여기는 공범자들! 압제자들! 침략자들과 그들의 그리스도를 죽여라! 그들은 그리스도를 사랑한다!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라구! 그럼 그자를 데려가라! 너희 저주받은 도시에 갖다 두어라! 그자를 너희들한테 내주마! 우리는 그자가 싫다! 썩은 고기 같은 자를 썩은 고기 같은 자들에게! 문둥병은 문둥병자들에게 주자!”
  론지노는 지쳐서 그를 모욕하는 천민들을 향하여 말에 박차를 하고 창기병 열 명이 뒤를 따르니 천민들은 두 번째 도망친다. 론지노는 그렇게 하다가 짐수레가 하나 멈추어 서 있는 것을 본다. 그 짐수레는 틀림없이 산밑에 있는 야채밭에서 올라온 것으로 야채를 싣고서 시내로 내려가려고 군중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키레네 사람과 그의 아들들이 약간 호기심이 있어서 수레를 그곳까지 올라오게 하였다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그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은 야채 더미에 엎디어서 도망치는 유다인들을 내려다보면서 웃는다. 키레네 사람은 45세쯤 되어 보이는 건장한 남자인데 놀라서 뒤로 물러나려고 하는 나귀 곁에 서서 행렬 쪽을 유심히 바라본다.
  론지노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 사람이 쓸모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명령한다.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키레네 사람은 못들은 체한다. 론지노는 호락호락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다. 론지노가 어떻게나 야무지게 명령을 반복했던지 그 남자가 고삐를 한 아들에게 던져 주고 백부장에게 가까이 왔다.
  론지노는 “저 사람을 보시오?” 하고, 그 남자에게 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서 예수를 가리키려고 돌아서다가, 이번에는 지나가게 해 달라고 병사들에게 애원하는 마리아를 본다. 그는 불쌍히 여겨 소리친다. “그 여인을 통과시켜라.” 그리고는 다시 키레네 사람에게 말을 한다. “저 사람은 저렇게 짐을 지고 더 이상 앞으로 갈 수가 없소. 당신은 힘이 세니, 십자가를 들고 저 사람 대신 꼭대기까지 가져가시오.”
  “난 할 수 없습니다... 나귀를 끌고 왔는데... 그놈이 고집이 세고...아들놈들은 그놈을 제어할 줄을 몰라요.”
  그러나 론지노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귀를 잃기 싫고 벌로 매 스무대도 벌고 싶지 않거든 하시오.”
  키레네 사람은 감히 더 반항하지를 못한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외친다. “빨리 집에 가서 내가 곧 간다고 말해라.” 그리고는 예수께로 간다.
  그가 예수 계신 곳까지 간 것은 마침 예수께서 “어머니!”하고 외치시는 순간이다. 몸을 구부리시고 또 소경처럼 눈을 거의 감으시고 걸어 나아가시기 때문에 그 때에야 비로소 어머니가 당신께로 향해 오는 것을 보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고문을 당하신 뒤로 고통을 나타내시는 첫번째 목소리이다. 이 말씀 속에는 모든 것에 대한 고백, 당신이 당하시는 정신과 마음과 육체의 모든 무서운 고통에 대한 고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간수들 사이에서 지극히 가혹한 고문을 받는 가운데 혼자 죽어 가며... 자기 자신의 호흡까지도 무서워하게 되는 어린아이의 가슴 찢어지는 듯하고 가슴을 찢는 듯한 부르짖음과 같은 말씀이다. 그것은 정신착란과 악몽의 환상에 시달리는 어린아이의 한탄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원하신다. 어머니의 입맞춤 만이 뜨거운 열을 가라앉힐 수 있고, 어머니의 목소리가 환상들을 쫓아버릴 수 있으며, 어머니의 포옹이 죽음을 덜 무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니를 원하신다....
  마리아는 비수로 찔린 듯이 손을 가슴에 갖다대고 약간 비틀거리신다.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리시고 걸음을 재촉하여 박해받는 아들을 향하여 팔을 벌리고 가면서 외치신다. “얘야!” 하고. 이 말을 어떻게나 애절하게 하시는지 잔인한 마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면 누구나 이 고통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로마 군인들 사이에도 동정의 움직임이 있음을 본다...학살에 익숙하고 흉터가 있는 군인들인데도 말이다... “어머니!”와 “얘야!”하는 목소리는, 다시 말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도 항상 같은 말이고, 어디에서나 이해되며, 어디에서나 많은 동정을 일으킨다....
  키레네 사람도 이 동정을 가졌다... 그는 마리아가 십자가 때문에 아들을 껴안을 수 없고, 손을 내밀었다가 껴안을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알고 떨어뜨리는 것을 본다.
  어머니는 아들을 쳐다보기만 하면서 그를 위로하려고 당신의 고뇌하는 미소로 웃어보이려고 하는데, 떨리는 입술은 눈물을 삼키고 있다. 아들은 십자가의 멍에 밑에서 머리를 틀고 자기도 어머니에게 웃어보이려고 하고, 매와 열로 상처입고 갈라진 가엾은 입술로 입맞춤을 보내려고 한다. 이 광경을 보고 키레네 사람은 서둘러 십자가를 쳐드는데, 가시관을 건드리지 않고 상처들을 비비지 않도록 아버지와 같은 상냥한 마음씨로 쳐든다.
  그러나 마리아는 아들에게 입맞춤을 할 수가 없다.... 접촉은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찢어진 살에는 고통이 될 것이다. 그래서 마리아는 입맞춤을 못하신다. 지극히 거룩한 감정은 깊은 수치심 속에서, 존경과 연민을 원하시지만, 여기에는 호기심과 업신여김이 있을 뿐이다. 어머니와 아들의 가슴 아파하는 두 마음만이 서로 포옹한다.
  행렬은 어머니와 아들을 죄고 갈라놓으며, 어머니를 산쪽으로 몰아붙인다. 군중의 업신여김과 함께 격노한 군중의 파도가 밀어 붙이는 가운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금은 예수 뒤에 키레네 사람이 십자가를 메고 걸어간다. 그래서 이 짐을 더신 예수께서 더 낫게 걸으신다. 예수께서는 몹시 헐떡이시고 가슴- 심장 부위에 큰 고통을 느끼시며 상처가 있는 듯이 자주 손을 심장으로 가져가신다. 이제는 손이 묶이지 않아 그렇게 하실 수 있으므로, 충혈된 당신 얼굴에 공기를 느끼시려고, 온통 피와 땀으로 엉겨 붙은 머리카락을 귀 뒤까지 쓸어 넘기시고, 숨을 쉬실 때 괴롭히는 목의 밧줄을 늦추신다... 그러나 예수님의 걸음 걸이는 조금은 더 쉬워졌다.
  마리아는 여자들과 같이 물러나셔서, 행렬이 지나가자 그 뒤를 따라 가시다가 지름길로 해서 잔인한 하층민의 저주를 무릅쓰고 산꼭대기를 향하여 올라가신다. 지금은 예수께서 몸이 자유로우시므로 산의 마지막 굽이는 꽤 빨리 지나가서, 고함들을 지르고 있는 군중이 꽉 들어찬 꼭대기가 가까와졌다.
  론지노는 멈춰 섰다. 처형 장소인 꼭대기를 치우기 위하여 모두를 냉혹하게 더 아래쪽으로 밀어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100인대의 반이 그 자리로 뛰어가서 거기 있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밀어낸다. 단검의 판판한 부분과 몽둥이로 치는 것이 마치 우박 쏟아지듯 하는 가운데 꼭대기에 있던 유다인들은 도망친다. 그 밑에 있는 광장에 자리잡으려고 하지만, 벌써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양보하지 않는 바람에 그들 사이에는 맹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모두 미치광이 같다.
  내가 작년에 말한 것과 같이, 골고타의 꼭대기는 한쪽이 약간 높은 불규칙적인 사다리꼴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부터 산은 그 높이의 반이 조금 넘게 급한 경사로 내려온다. 그 작은 광장에는 이미 깊은 구덩이 세 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밑에는 벽돌이나 판암(板岩) 따위가 깔려 있다. 일부러 판 구덩이이다. 구덩이들 곁에는 십자가 밑 두둑을 쌓는 데 쓰일 돌들과 흙이 준비되어 있다. 다른 구덩이들은 돌이 가득 차 있는 채로 버려져 있다. 사형될 사람의 수에 따라서 한번은 이 구덩이를 한번은 저 구덩이를 비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다리꼴의 꼭대기 아래에는 산이 내려오지 않는 쪽에 가파르지 않은 평면 지붕 같은 곳이 있어 제 2의 작은 광장을 이루고 있다. 그 광장에서 넓은 오솔길 두 갈래가 시작되어 산꼭대기를 끼고 돈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부터도 분리되어 있고 적어도 2미터쯤 올려 있다.
  꼭대기에서 군중을 몰아낸 병사들은 설득력있는 창질로 싸움을 말리고 행렬이 나머지 길을 방해 없이 지나올 수 있도록 길을 정리했다. 또한 세 사형수가 멈춰서야 할 지점까지 오는 동안 거의 남아서 열을 짓고 있다. 사형수들은 기병에 둘러싸이고 뒤쪽은 100인대의 반 병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 멈춰서야 할 지점은 골고타의 꼭대기를 이루는 들어올려진 자연적인 평평한 지붕 같은 곳의 밑이다.
  이렇게 되는 동안 나는 같은 이름의 마리아들과 그들 조금 뒤에 아까 본 다른 네 부인과 같이 있는 쿠자의 요안나를 본다. 다른 부인들은 물러갔는데, 요나타가 여주인 뒤에 있는 것을 보면 그 부인들은 그들끼리 간 모양이다. 우리는 베로니카라고 부르고 예수께서는 니까라고 부르시는 여자와 그의 하녀도 없고, 병사들이 복종한 베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던 부인도 없어졌다. 요안나와 엘리사라고 부르는 늙은 여자와 안나와 알지 못하는 여자 두 사람이 보인다. 이 여자들과 마리아들 뒤에는 알패오의 요셉과 시몬과 사라의 알패오와 목동들의 집단이 보인다. 그들은 욕을 하면서 밀어내려고 하는 사람들과 싸웠는데, 사랑과 고통으로 인하여 이 사람들의 힘이 어떻게나 강해졌던지 비겁한 유다인들을 이기고 반원을 만들어서 빈 공간을 마련하였다. 유다인들은 감히 어떻게 하지 못하고 그저 죽이라는 고함을 치며 주먹을 휘두를 뿐이다. 목동들의 지팡이는 옹이투성이고 무거우며, 이 용맹스러운 사람들은 힘과 솜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갈릴래아 사람 또는 갈릴래아 사람에게 충실한 사람으로 알려진 고작 몇 명 안되는 사람이, 적의를 품은 그 많은 군중에 대항하여 버티려면 참된 용기가 필요하다. 골고타 전체에서 그리스도를 모독하는 말을 하지 않는 유일한 지점이다.
  산의 가파르지 않은 비탈 세 면에는 사람이 꽉 들어차 있다. 이제 맨 땅은 보이지 않고 구름 사이에 드문드문 비추는 태양 빛을 받아 가지각색의 꽃부리가 펼쳐진 풀밭같이 보인다. 그만큼 잔인한 사람들의 머리쓰개와 겉옷이 산을 온통 뒤덮었다. 개울 건너 길에 다른 군중이 있고, 성곽 너머로 또 다른 군중이 있다. 가장 가까운 구릉에 또 다른 군중이 있다. 도시의 나머지 부분은 아무것도 없이... 텅비고... 조용하다. 모두가 여기 와 있다. 모든 사랑과 모든 증오가. 사랑하고 용서하는 모든 침묵과 미워하고 저주를 퍼붓는 모든 아우성이 여기 모였다.
  사형집행을 맡은 사람들이 구멍들을 비워서 연장들을 준비하고 사형수들이 그들의 방진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마리아들 반대편으로 피해 간 유다인들이 그들에게 욕을 퍼붓는다. 어머니에게까지도 모욕을 한다. “갈릴래아놈들을 죽여라! 죽여라! 갈릴래이놈들! 갈릴래아놈들! 저주받은 놈들! 하느님을 모독하는 갈릴래아놈을 죽여라! 그자를 뱄던 태도 십자가에 못박아라! 마귀를 낳는 독사들, 물러가라! 죽여라! 지저분한 녀석과 한패가 된 여자들을 없애서 이스라엘을 깨끗하게 해라!...”
  말에서 내린 론지노는 돌아와서 어머니를 본다. 그는 소란을 그치게 하라고 명령한다. 사형수들 뒤에 있던 100인대의 반수가 천민들을 공격해서 둘째 작은 광장을 완전히 비우니, 유다인들은 산을 타고 서로 짓밟아가며 도망친다. 열 한명의 기병들도 말에서 내리고, 그중 한 사람이 열 한필의 말과 백부장의 말을 끌고 산비탈 뒤쪽 그늘로 데려간다.
  백부장이 꼭대기로 올라간다. 쿠자의 요안나가 앞으로 나와 그를 멈춘다. 그에게 병과 돈주머니를 주고 나서 울면서 물러나 다른 여자들과 같이 산의 한 구석으로 간다.
  꼭대기에는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선고받은 사람들을 올라오게 한다. 예수께서 또 한번 어머니 곁을 지나가시니 어머니는 신음 소리를 내시며, 겉옷 자락으로 입에 갖다 대서 억제하려고 애쓰신다. 유다인들이 어머니를 보고 웃으며 조롱한다.
  요한이, 마리아를 부축하느라고 마리아의 어깨 뒤에 한 팔을 걸고 있는 온순한 요한이 사나운 눈으로 돌아보니, 그의 눈은 인광을 발한다. 여자들을 보호해야 하지 않았더라면 그 비겁한 자들 중 어떤 자의 멱살을 잡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형수들이 운명의 둔덕에 오자마자 병사들이 둔덕의 세 면을 둘러싼다. 불쑥 내민 쪽만 비어 있다.
  백부장이 키레네 사람에게 가라는 명령을 하니 이번에는 그 사람이 마지 못해 떠나는데, 못된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러는 것 같다. 그는 갈릴래아 사람들 곁에 멈춰서서 군중이 퍼붓는 욕을 그들과 함께 받는다.
  두 도둑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면서 십자가를 땅에 내동댕이 친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안하신다.
  고통의 길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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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요한아(마리아 발또르따 애칭), 많은 사람이 네가 보는 것을 보고 싶어하겠지만, 때가 되기전에 영원하신 주님을 알고, 그분의 이 세상 생애를 아는 은혜를 받는 것은 주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뿐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중에서]


유의점 : 이 책은 현재 명동성당 서점과 가톨릭회관 서점과 바오로 딸 서점 등 가톨릭 관련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특히 이 책에 대한 < “아들들아, 용기를 내어라!”의 관련 부분 >과 < 추천의 말씀 >과 < 비오 12세 교황님의 말씀 >과 < 신앙교리성성의 말씀 >은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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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연옥 영혼들과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하느님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다른 신들을 믿는 사람들과 쉬는 교우들을 위해서” 라는 지향을 미사에 참례때 혹은 기도하면서 붙이면 매우 큰 선행과 보속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인의 통공 교리를 생활화 한다면 지상에서 행할 수 있는 선행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 찬미와 흠숭을,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와 성가정의 수호자이신 요셉께 사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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