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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손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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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8.4%
나의유언 (묵상 글)
조회수 | 1,308
작성일 | 10.12.26
나의 유언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홍금희.세실리아



♡ 남편 장 바오로에게

결혼해 가정을 꾸린지 18년, 그 동안 변함없이 좋은 친구로 옆에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법 없이 늘 지지하고 격려해주며, 나의 성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준 당신은 참 좋은 친구이자 연인이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먼저 가게 되었지만 넘치도록 받은 그 사랑 영원히 간직한 채 떠납니다. 현호, 현명 잘 길러 주시고 슬픔의 시간이 충분히 지나갔다 싶으면 내게 미안해하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좋은 사람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바랍니다. 그 동안 내가 당신에게 상처 준 일 용서해 주세요. 정말 미안합니다. 나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준 당신,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아들 현호에게

좀 더 오래 네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렇게 떠나게 되었구나. 미안하다. 그러나 이 또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원망하기보다는 그 깊은 뜻을 헤아리며 받아들이자꾸나. 열 여덟 살이니 아직 엄마의 손길이 조금은 더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땅을 단단히 딛고 설 내면의 힘만은 갖추었을 것이라 믿는다. 네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임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해 정성껏 살기를 바란다. 하느님께서 너를 사랑하시며 끝까지 지켜 주실 것을 믿으며 그분께 너를 맡기련다. 그 동안 내가 너에게 상처 준 일을 용서해줘. 정말 미안하다. 네가 내 아들, 친구같은 아들로 존재함을 감사 드리며 엄마는 너희 둘로 인해 참으로 행복하다. 안녕.



♡ 딸 현명에게

곁에서 살갑게 굴고 다정한 너는 아무리 엄마 키보다 컷어도 엄마에게는 언제나 막내.귀염둥이 꼬맹이란다. 오래 오래 같이 있고 싶었는 데 그만 엄마가 떠나게 되었구나. 열 여섯 살 네가 아직 어려 많이 슬프고 아쉽지만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씩씩하게 가려고 해. 그러니 현명이도 잘 이겨내 주기를 부탁한다. 하느님께서 너를 세상에 보내신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너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기를 바란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태도로 삶을 꾸려 가렴. 그 동안 내가 너에게 상처 준일 용서해줘. 정말 미안하다. 예쁜 딸을 내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엄마는 너희 둘로 인해 참 행복하다. 안녕.

  

♡ 엄마에게

연로하신 엄마가 계신데 제가 먼저 떠나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 애통해 하지 마시고 하느님께서 엄마에게 허락하신 날까지 꿋꿋하고 깨끗하게 잘 견디며 살아 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저처럼 오래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산 딸도 드물 것입니다. 감사의 인사를 이제야 드리는 제 부족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엄마는 제게 최고의 엄마이셨습니다. 엄마의 무조건적 사랑과 격려와 지지가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있었겠습니까.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엄마, 하느님 나라에 먼저 가서 해처럼 밝은 얼굴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 아버님, 어머님, 형제, 자매, 친지, 이웃들에게

아버님, 어머님, 좋은 시부모님을 만나 정말 행복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죄송합니다. 평화로운 하늘나라에서 뵙겠습니다.

언니, 동생들, 이렇게 제가 먼저 가게 되니 세상 떠나는 일에 순서가 없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엄마 잘 돨봐 주세요. 각 가정 보살피기에도 힘들겠지만 제 아이들도 사랑으로 품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동생, 누나를 먼저 보내는 아픔에 미안하고 안타까워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 잘 견뎌주기 바래. 끝까지 정성껏 살아낸 후 하느님 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안녕.

아이들 고모들, 큰 엄마, 작은 엄마, 제가 먼저 가 죄송합니다. 참으로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낯설지 않게 우리 애들을 안아 주시기 바랍니다.

친구,이웃들. 그 동안 제게 많은 사랑을 준 친구, 성당교우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부족한 사람을 감싸 주고 인생 길을 같이 걸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계셔서 제가 있었습니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모두들 안녕.



♡ 당신들은 모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고마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내가 떠난 후에......

저를 알고 지낸 분들이 참석해주신다면 남은 가족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장례식에서 특별히 거절하고 싶은 것은 입관할 때 구경하듯이 너도 나도 모이지 말고 마지막 인사를 꼭하고 싶은 사람들만 조용한 가운데서 작별을 해 주십시오. 남은 가족들이 울고 싶어하면 맘껏 울게 해 주세요. 충분히 슬픔을 겪어야 넘어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시신은 화장하여 주세요. 제 이름으로 되어 있는 모든 돈은 남편 바오로에게 남깁니다. 조의금 중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례식에 오신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홍 세실리아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사망하였습니다. 제가 제 장례식에 오신 분들에게 이렇게 직접 인사를 드려서 깜짝 놀라셨지요. 바쁘신데 이렇게 제 장례식에 와 주시고 제가 바라던 대로 예쁜 꽃까지 들고 와 꾸며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를 아껴 주시고 저와 함께 인생 길을 동행해주신 그 사랑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떠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한 세상 열심히 잘 살다 가니 울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들은 지워주시고 작지만 좋았던 일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특별히 부탁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평생 부족한 아내 곁에 있어 준 남편 바오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사랑하는 두 자녀 현호, 현명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현호,현명 사랑한다. 하느님께서 제 영혼을 받아 주시기를, 또 남은 제 가족을 위로해주시기를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 지난 6월 18일 44세의 나이로 저희 곁을 떠나 하느님의 품에 안긴 홍 세실리아 자매가 임종 전에 남긴 글입니다. (모현호스피스 다음카페에서 펀 글입니다... 눈물이 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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