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폭풍이 휘몰아치더니 한바탕
세차게 퍼붓는 우박
잘 익어가던 과수원의 사과들이 맥없이 땅에 떨어져
질펀하게 나뒹군다.
무성히 키워가던 텃밭의 여린 배추들도 일시에
짓밟혀 널브러져 있다.
한여름 밤의 기상이변
이라크 민중처럼
보복은 보복을 부른다.
환경파괴에 견디지 못한 자연의
저 녹색 테러
오세영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서울대 인문대 교수ㆍ한국시인협회 회장
1968년 ‘현대문학’ 추천 등단 ▦시집 <시간의 뗏목> <봄은 전쟁처럼> <문열어라 하늘아> 등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대상 등 수상
한국일보 2007년 6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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