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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희망의 바깥은 없다.
조회수 | 2,098
작성일 | 07.01.24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다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 시집 ‘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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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씀바귀뿐이랴, 온통 얼어붙은 동토의 땅에 여름의 초록불이 자란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말갈기처럼 성근 겨울 산이 해마다 나뭇잎 파도로 굽이치는 것은 얼마나 기적인가. 희망이 저 먼 곳에서 오지 않고 ‘제 속에서’ 자란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는 전언인가. 희망의 바깥은 없다니 막다른 곳처럼 여겨지던 절망의 얼굴은 얼마나 왜소한가. 새날이 밝았다. 아픈 이들이여,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찬물을 들이부어라.

▶ 동아일보 2007.01.05 시인 반칠환
  |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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