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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 그리워한다는 것은
조회수 | 2,204
작성일 | 07.05.20

그리워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처럼 손 끝에 닿을 듯 말 듯
멀리멀리 떠나가
비로소 홀로 생각하는 외로운 마음이다.
그대이름,
내 가슴 어느 구석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처럼
몰래 지니고 그리워한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말처럼
멀리멀리 떠나가 비로소 만나지 못해도
사랑한다는 그런 마음이다.
아직은 찬바람 불고 간간이 눈보라 치고
꽃들도 피려다 말고 도로 숨어 고개 웅크리고
아득히 하늘은 먼데
그리워한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것
외로운 세상 어느 이승의 굽이에서
찔레꽃 같은 연분 가슴에 지니고
손톱 밑 가시처럼 홀로 앓는다는 것
오늘도 창밖엔 성난 계절의 눈보라 윙윙거리고
땅 속 깊이 꽁꽁 숨어버린
그리운 까치밥 그 작은 땅강아지
하나 보이질 않는데 그리워한다는 것은
가슴에 고이 묻어둔다는 것은 끝끝내
그 사람 오지 않아도
내가 사랑할 이름이여
천길 바위 끝 홀로 핀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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