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l Home l Bestsite l Search l Freeboard l E-mail l

 
 

국내여행

국외여행

문화정보

클릭 오늘 !

포토갤러리

♣ 현재위치 : 홈 > 문화광장 > 시(時)

시(時) 코너 ( 여러분들의 자작시나 유명한 분들의 좋은 글들을 회원이면 누구나 올릴 수 있습니다... )

 


이름 |
( 쪽지보내기 스크랩하기 프린터하기 )
528 41.6%
신달자 | 메주
조회수 | 1,990
작성일 | 06.12.07
날콩을 끓이고 끓여
푹 익혀서
밟고 짓이기고 으깨고
문드러진 모습으로
한 덩이가 되어 붙는 사랑
다시는 혼자가 되어 콩이 될 수 없는
집단의 정으로 유입되는
저 혼신의 정 덩어리
으깨지고 문드러진 몸으로
다시 익고 익어
오랜 맛으로 퍼져가는
어설프고 못나고 냄새나는
한국의 얼굴
우리는 엉켜버렸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실 날로 서로 엉켜
네 살인지 내 살인지
떼어내기 어려운 동질성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프고
내가 아프면 네가 아픈
그래서 더는 날콩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발효의 하얀 금줄의 맛
분장과 장식을 모두 버리고
콧대마저 문지른 다음에야
바닥에서 높고 깊은 울림으로
온몸으로 오는 성(聖)의 말씀 하나

▶ 시집 '오래 말하는 사이'(민음사) 중에서
528 41.6%
아이들이 공깃돌 놀이를 하다가 실수를 했을 때 얼른 땅바닥을 치면서 '콩!' 하면 그 잘못이 없어지는 규칙이 있다. 몸을 소홀히 하여 암, 비만, 당뇨에 걸렸을 때에도 '콩!'을 외치면 그 병이 낫는다고 한다. 어휴, 그 콩을 뭉쳐 만든 '메주!'를 외치면?

마침 메주를 쑤는 철이다. 집집마다 처마에, 시렁에 주렁주렁 메주를 매다는 정겨운 풍경은 이제 도시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정작 아쉬운 것은 모두들 '으깨지고 문드러'져 '한 덩이'가 되기보다, '분장과 장식'을 하고 날콩으로 구르는 걸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네가 아파도 내가 아픈 줄 모르'는 것은 아닌지. 콩으로 메주를 쑤어도 믿지 않는 것은 아닌지. '온몸으로', '성(聖)의 말씀'을 전하는 메주님이 그립다. 못생기면 대개 깊다. 편견인가?

▶ 동아일보 2006.12.01 03:00 입력 / 시인 반칠환
  | 12.07
파란색 글자 빨간색 글자 녹색 글자 밑줄 글자 진한 글자 빨간색 테이블 파란색 테이블 녹색 테이블
이름 :   
암호 :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중 빨간글자만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목록보기 스크랩하기  프린터하기
67   홍금표| 춤들을 추자    07.04.07 1997
66   칼릴 지브란 | 사랑은    07.04.06 1999
65   이해인 | 재의 수요일 아침에    07.02.21 1816
64   이해인 | 새해 약속은 이렇게    07.02.19 1957
63   박남준 | 따뜻한 얼음  [1]   07.01.24 2351
62   윤은경 | 꽃사과 한 알이  [1]   07.01.24 2207
61   조현명 | 빨리  [1]   07.01.24 1853
60   도종환 | 희망의 바깥은 없다.  [1]   07.01.24 2150
59   권주열 | 참 큰 가방  [1]   07.01.24 2128
58   남호섭 | 시골 버스 바쁠 게 없다.  [1]   07.01.24 2157
57   신경림 | 길    07.01.16 1964
56   정채원 로사 | 길 잃은 양을 찾아    07.01.04 2218
55   정낙추 | 득도 [得道]  [1]   06.12.15 1854
54   박현수 | 물수제비  [1]   06.12.15 2015
53   천상병 | ‘귀천(歸天)’    06.12.14 1887
52   김상미 | 민들레  [1]   06.12.07 1979
  신달자 | 메주  [1]   06.12.07 1990
50   조병화 | 낙엽끼리 모여 산다    06.09.28 1992
49   신달자 | 참된 친구    06.09.13 2131
48   이성선 | 나 무    06.08.29 1886
[1][2][3][4][5][6][7][8] 9 [10]..[12]  다음
 

 

시(時) 코너 ( 여러분들의 자작시나 유명한 분들의 좋은 글들을 회원이면 누구나 올릴 수 있습니다... )

 관리자 Profile  l  홈페이지이용안내  l  즐겨찾기추가  l  추천사이트  l  가톨릭검색사이트  l  관리자 E-mail

Copyright ⓒ 2003 - 2023 www.ocatholic.com All rights reserved.   Ver 4.01_0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