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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골의 염소 떼
조회수 | 1,938
작성일 | 05.10.15
내년에는 그걸 꼭 하기로 하자. 올 한 해가 가기에도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 있는데 내년의 계획을 세우며, 아니 계획이라기보다는 후회에 가까운 생각을 또 하면서, 문경을 다녀왔다.

경북 문경읍에서 문경새재로 넘어가는 길 초입에 안동교구에서 마련한 ‘진안리 성지’가 있다. 커다란 돌을 세우고 ‘최양업 신부님이 선종한 곳’이라고 새겨놓았다. 한쪽은 깨밭이고 한쪽은 ‘KBS 왕건 촬영장’으로 가는 관광버스가 줄을 있는 길가에 제대와 십자고상 뿐…. 길쭉한 터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잔디밭이 쓸쓸했다.

최양업 신부를 기억할 곳은 많다. ‘배론 성지’ 안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산기슭을 오르면 거기 묘소가 있다. 지난 봄 그곳을 찾아가, 늘 하듯이 절을 올리고 숲 속에 앉아 있자니, 소나무 숲을 스치고 가는 바람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수녀님들의 기도소리가 청아했다.

안양의 ‘수리산 성지’는 아버지 최경환 성인의 무덤이 있던 곳이다. 어머니 이성례(마리아)가 순교한 용산의 ‘당고개 성지’는 그 가슴 저린 사연 때문에 찾는 이들의 눈가를 젖게 만든다. 이렇게 다른 곳들은 성지로 잘 다듬어져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최경환 성인과 최양업 신부의 탄생지 충남 청양의 다락골만은 그냥 버려져 있다.

청양이라면 매운 고추부터 생각나는, 충남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 다락골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곳이다. 이곳에 천주교가 전래된 것은 1791년, 신해박해를 피해 내포의 사도 이존창의 누이 이씨 부인이 열두 살의 아들 최인주(최양업 신부의 할아버지)를 데리고 서울을 떠나 이 마을로 들어오면서였다.

지난 여름에도 그곳을 찾았었다. 군청에서 세운 안내판이 하나 서 있을 뿐, 풀이 무성한 집터에는 줄에 매인 어미 염소와 어린 새끼들이 떼를 지어 노닥거리는, 염소들의 천국이 되어 있었다. 다들 들일을 나갔는지 마을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낯선 나그네의 발걸음에 개들만이 동네가 떠나가라 짖어댔다.

문경에서 돌아오며 다시 다짐한 계획이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몇 년째 벼르기만 하고 있는, 최양업 신부의 다락골 집터를 가꾸는 일이다. 봄에는 꽃모종 삽 하나, 여름이 되면 풀을 깎을 낫 하나. 그렇게 단출한 발걸음으로 밀짚모자 하나 쓰고 오르내리며 빈 집터에 꽃을 심어 볼 작정이다. 집터 둘레에 줄장미가 흐드러지면 좋겠지만, 그래도 격조 있기는 모란이 아닐까.

그런데… 어떻게 해야 거기서 염소 떼를 몰아낸다? 염소 주인에게 내가 먼저 쫓겨나지나 않을지. 그게 벌써부터 걱정이다. ● 한수산 요한 크리소스토모·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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