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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되다 만 까치
조회수 | 1,873
작성일 | 09.03.09
이솝 우화, '임금이 되다 만 까치'이야기가 문득 생각납니다.

어느 날 제우스 신이 새들 나라의 임금을 정하기 위해
"누구든 이번 축제에 임금이 되고 싶은 자는 내 신전으로 오라.
그 중 가장 아름다운 새에게 관을 주어
새들 나라의 임금으로 삼으리라."고 포고했습니다.

까치란 놈도 임금이 되고 싶어 강가에 가서 정성껏 몸을 씻었지만
원래의 시커멓고 모양새 없는 털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까치는 문득 물가에 떨어져 있는 다른 새들의 아름다운 깃털을 보고
그것을 주워서 자신의 털을 장식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물거울에 비춰보니
제법 황홀한 모습에 우쭐하여 신전으로 갔습니다.
제우스 신은 신전에 모인 많은 새들 가운데 까치를 보고,
"네가 제일 아름답구나.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까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네, 까치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모든 새들이 일제히 소리치며
"비겁하구나, 우리의 털로 몸치장을 하다니!" 하며 덤벼들었고,
까치는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 쫓겨나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                   ♥                  ♥

물론 이 우화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오늘날 자기를 상실해 가는
많은 현대인의 서글픈 일면도 읽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자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은 감추고
괜한 허세로 남을 현혹하려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까?
진실로 우리 자신이 지금 까치와 같은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볼 일입니다.

자신을 상실해가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
               허세로 남을 현혹하려는 사람일수록 혼자 되면 외롭다.


이정하 산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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