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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때란 없다
조회수 | 1,992
작성일 | 08.09.25
번화가에 있는 어느 외국어 학원. 젊은 학생들 사이에 허리 굽은 할아버지 한 분이 서 있었다. 수강 신청 접수처를 찾은 할아버지가 다가와 물었다.

“일본어 강의 등록하러 왔는데...”

“강의 들으실 분이 누구세요? 이름과 나이를 알아야 하는데요?”

접수처의 젊은 아가씨는 할아버지가 손자의 수강료를 대신 내주러 온 줄 알고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나요, 예순여덟이고.” 하는게 아닌가? 직접 강의를 듣는다는 말에 놀란 아가씨는 할아버지가 앞으로 공부를 하면서 고생하실 것을 생각하니 쉽게 접수증을 끊어 드릴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세요? 젊은 사람 따라가려면 힘드실텐데요.”

“아니 일본어 하나도 몰라. 말하는 것만이라도 좀 배우고 싶어. 아들이 며느릿감을 데려왔는데 일본 사람이지 뭐야. 인상도 좋고 착해 보여서 마음에 드는데 영 말이 통해야 말이지. 며느리도 한국말을 배우겠지만 함께 대화하려면 나도 그쪽 말을 좀 알아야 하지 않겠어? 아들 장가보내기 전에 얼른 시작하고 싶어. 글은 천천히 해도 되니까 우선 말부터 배우게 해 주소.”

“와! 할아버지 대단하시네요. 며느님이 감동하겠어요. 그런데 일본인하고 직접 말할 수 있으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괜찮으세요? 칠순이 넘어야 말이 트일지도 몰라요.”

“지금 시작하면 그날이 더 빨리 오지 않겠소? 그리고 아무것도 안 배우고 그냥 지낸다고 해서 칠순이 오지 않는 건 아니잖소?”

‘행복한 동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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