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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사진작가
조회수 | 3,069
작성일 | 07.11.27
맹인 사진 작가가 있다면 당신은 아마 그럴리가, 하고 코웃음을 칠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있습니다.
나지흐 게르헤스라는 이집트인.
세상에서 유일한 맹인 사진작가인 그는 육감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그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아내가 나의 큰 희망입니다.
그리고 카메라 렌즈가 나의 눈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영혼의 눈이 그에게 있기에 그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눈이 되어 주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두 눈 멀쩡한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겠지요.
그는 보이지 않는 눈으로도 세상을 사랑하며 사진을 찍는데
멀쩡한 두 눈으로도 세상에 따스한 시선을 주지 못하는 우리.
안경을 쓰고서도 정작 소중한 것은 볼 줄 모르는 '마음의 근시'가 우리에겐 너무나 많습니다.
모쪼록 이 땅에 피어나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아픔과 몸 부비며 살아가는 이웃의 눈물겨운 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살펴보는 당신이 되십시오.
그래야 훗날 우리가 누구보다도 삶을 진지하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두 눈만 멀쩡히 뜨고 있으면 무엇 하는가.
진실로 보아야할 것을 외면하는 마음의 근시들.
사랑이라는 안경만 쓴다면 쉽게 고칠 수 있으리.

이정하 산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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