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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 부자와 하느님 나라
조회수 | 61
작성일 | 18.10.12
[군종] 부자와 하느님 나라

오늘 복음 중에서 제 마음에 다가온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생각해 보면,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아예 못 들어간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여러분들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는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시나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재물은 우리가 살면서 얻는 결과물입니다. 동시에 우리에게 필요한도구이죠. 다시 말해 재물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말할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재물을 많이 모은 사람, 곧 부자를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저 이상적인 차원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말아야 할까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있어서 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여러분은 ‘소아마비’라는 병명을 들어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아마도 부모님 세대 분들은 학창시절에 반에 한두 명은 다리가 불편한 친구들이 있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소아마비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2천여 명의 환자가 생겨났습니다. 그런 가운데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되었고, 백신을 접종한 1960년대 후반부터는 연간 2백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다가 1984년 이후에 단 한 명의환자도 보고되지 않아서, 2000년 10월에 우리나라는 소아마비의 종식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소아마비는 박멸 선언을 준비할 정도로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소아마비란 병이 예전처럼 확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만큼 의료기술이 발달해서일까요? 소아마비의 백신을 개발한 것처럼 말이죠. 표면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더 직접적인이유는 백신을 개발한 사람이 특허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조나스 에드워드 소크(JonasEdward Salk)라는 박사였습니다. 소크 박사가 백신개발에 성공하자 수많은 제약회사가 특허를 양도하라고 부추겼습니다. 그러나 소크 박사는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렇게 세계적인 부자가 될 기회를 포기합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보건기구에 납품되는 소아마비 백신 1개의 값은 약 100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면 다른 질병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약이 없어서 사람들이 죽을까요? 아닙니다. 지금 세계에서는 약이 있어도 약을 살 돈이 없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재물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더 많은 이윤을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생명보다 이윤 창출이 더 중요하게 되어버린 것이죠.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왜 무서운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의 생명이 빼앗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예수님은 재물 자체를 나쁘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또 재물을 이용하는 것을 나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더 많은 재물을 원하면서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돌보지 않는 것을 염려하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재물을 쌓는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 군종교구 정비오 비오 신부 : 2018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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