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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조회수 | 2,086
작성일 | 06.11.29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범은 어머니였습니다. 저는 4남매 중 맏딸이어서 비교적 조숙했고, 철도 빨리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먹을 음식도 나누어 주는 착하기만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저는 되레 못되게 굴고 늘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그런 제가 어머니에게는 늘 걱정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외도와 무관심으로 어머니의 고생은 갈수록 늘어만 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갑자기 6·25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우리 가족의 삶은 더욱 힘겨워졌습니다. 전쟁통에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모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피난민 대열에 끼여 서울을 떠나 대구로 피난을 갔습니다. 피난생활은 그야말로 날이면 날마다 굶는 고난의 생활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남의 집 허드렛일을 돕고 받아오는 음식은 늘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산으로 들로 다니며 온갖 나물과 식물 뿌리를 캐먹고, 나무 껍질을 벗겨 씹어 먹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밥 동냥을 해 온 것도 어머니는 어린 동생들을 먹이느라 드시지도 못하고 늘 굶으셔야 했습니다. 굶고 계신 어머니를 보면서 내가 어머니와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이면 혼자 숨죽여 우는 어머니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동생들은 내가 돌볼 테니 제발 시집가라”고 소리질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죽도록 고생만 한 어머니는 결국 굶주림에 지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때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가장 고마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장례식은 엄두도 못 내고, 전쟁통에 누구도 돌봐 주지 않았던 어머니의 시신을 안장해 준 사람, 바로 수녀님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 그 수녀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마치 하느님이 보내 주신 천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때도 아버지는 어머니와 우리 남매들이 고생하며 사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를 찾거나 도와 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약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러한 아버지를 죽을 때까지 용서하지 못하고 살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게 된 이후 제가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사랑 때문에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칠순이 된 나이에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치 10대의 소녀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하늘에 계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딸이 잘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음도 기쁘시죠?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  김지영 마리아 막달레나· 연기자

▶ 2006년 11월 26일 서울대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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