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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
조회수 | 1,602
작성일 | 05.08.22
1. 많은 사람들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 하시는 이 말씀을 모진 말씀인 줄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저주 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의 졸도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속에 들어가라."(마태 25,41) 하시는 이 마지막 말씀을 듣기가 한층 더 모진 것이 될 것이다. 지금 십자가의 말씀을 잘 듣고 따르는 사람은 영원한 벌을 선언(宣言)할 때에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주께서 심판하러 오실 때는 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그리스도와 생활을 일치하게 하게 한 모든 이는, 판관 그리스도 대전에 안심하며 나아가리라.

2. 그러면 너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그 십자가 지기를 왜 두려워하느냐? 십지가에는 구원이 있고, 십자가에는 생명이 있고, 십자가에는 원수의 공격을 막는 병기가 있다. 십자가에는 천상의 아름다운 맛이 흐르고, 십자가에는 마음의 용기가 있고, 십자가에는 영신의 즐거움이 있으며, 십자가에는 덕의 극치(極致)가 있고, 십자가에는 성화(聖化)의 원만함이 있다. 십자가가 아니면 영혼도 구하지 못하고 영생도 얻을 희망이 없다. 그러니 너는 네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라라. 그러면 영생의 길을 갈 것이다. 예수는 자기 몸에 십자가를 지시고 너를 앞서 나아가시어(요한 19,17), 그 십자가 위에서 너를 위하여 죽으셨다. 이는 그와같이 네 십자가를 지고 네 십자가에서 네 생명을 바칠 간절한 원의를 가지라고 하신 것이다. 네가 그분과 더불어 죽으면 그분과 더불어 살 것이다. 그분과 더불어 형벌을 당하면 그분의 영광에 너도 참섭할 것이다.

3. 보라, 모든 것이 십자가에 있고, 모든 것이 죽음에 있다. 거룩한 십자가의 길밖에 또 날마다 극기(克己)하는 길 밖에는 생명으로 인도하고 참다운 마음의 평화로 인도하는 다른 길이 또 어디 있는가! 네 뜻대로 어디든지 가 보고, 네 원의대로 무엇이든지 찾아 보아도, 위로는 거룩한 십자가의 길보다 더 고상한 길을 만나지 못할 것이요, 아래로는 더 안전한 길을 얻지 못할 것이다. 네 뜻과 네 생각대로 모든 것을 배치하고 마련해 보아도, 네가 항상 좋든지 싫든지 무슨 곤란을 당하고야 말 것이다. 또 이렇게 항상 십자가를 만날 것이다. 혹 네 육신이 괴롭든지 혹 네 영혼에 영신적 번민을 느끼든지 할 것이다.

4. 어떤 때는 하느님께 버림을 받을 것이요, 어떤 때는 다른 사람 때문에 괴로움을 당할 것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가끔 너 자신이 네게 괴로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괴로움을 면하기 위하여나 혹 감하기 위하여는 약도 없고 위로도 없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때까지 참을 수밖에 없다. 하느님의 뜻은 네가 위로 없이 곤란을 받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시고, 또는 오로지 너 자신을 당신께 맡기기를 바라시며, 곤란을 당하는 데서 겸손한 마음을 발하도록 힘쓰기를 원하신다. 그리스도와같이 고난을 체험한 사람이 아니면,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을 깨닫지 못한다. 십자가는 항상 준비되어 있고, 사방에서 너를 기다린다. 네가 어디로 달아나든지 십자가를 피할 수 없으니 이는 어디로 가든지 너 자신과 같이 가고, 너 자신을 항상 만나기 때문이다. 위로 오르고, 아래로 내려다보라. 밖으로 나가 보고 안으로 들어와 보라. 이 모든 방면에서 십자가를 만날 것이다. 그리고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누릴 마음이 있고, 영원한 월계관을 얻을 마음이 있으면, 어느 곳에 가든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

5. 네가 불평 없이 십자가를 지고 가면, 십자가가 너를 지고 네가 원하는 목적지로 데리고 갈 것이다. 비록 이 세상은 아닐지라도 저곳에서는 곤란이 끝나리라. 그렇지 않고 억지로 지고 간다면, 네게 짐이 될 것이요, 또 너 자신을 괴롭게 할 것이며, 참기는 참아야 할 것이다. 한 십자가를 내버리면 의심 없이 다른 십자가를 만날 것이며, 아마 그것은 전보다 더 무거울 것이다.

6. 죽은 인생으로서는 아무도 피하지 못할 것을 너만은 피할 줄로 아느냐? 성인 중 누가 십자가 없이 또는 곤란 없이 지내셨는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사시는 동안 한 시간을 괴로움 없이 지내신 적이 없다. 그분의 말씀이 "그리스도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가 24,26) 하셨다. 그런데 너는 어찌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 외에 다른 길을 찾는냐?

7. 그리스도의 온 일생은 십자가요 순교였거늘, 너는 편함을 원하고 즐거움을 찾는냐? 괴로움 받는 것 외에 다른 무엇을 이 세상에서 찾는다면, 이는 그르치는 일이요, 크게 그르치는 일이다. 이는 현세의 생활이란 괴로움이 가득하고 주위에 십자가가 둘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이 영신으로 높이 오를수록 그만큼 자주 무거운 십자가를 만나게 되니 유배의 고역은 사랑으로 인하여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8.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여러 가지로 곤란을 당하여도 위안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 자기 십자가를 잘 참아 견디는 것으로써 성공의 보수가 크게 불어나는 것을 알게 되는 까닭이다. 사람이 십자가를 불평 없이 지게 되면, 그 괴로움의 무거운 짐이 하느님의 위안을 바라는 신뢰심으로 변한다. 그리고 육신이 괴로움을 받아 누릴수록 그만큼 영혼 안에 은총을 받아 기운을 얻는다. 또 어떤 때는 그리스도와같이 십자가를 져 보겟다는 열정으로 고난을 사모하고 역경을 원하여, 곤란과 가난이 없이는 살 마음이 없을 만큼 그런 용기도 발한다. 이는 사람이 하느님을 위하여 괴로움을 많이 받고 중히 받을수록 그만큼 하느님께 위합한다는 것을 믿게 되는 까닭이다. 이는 사람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총의 작용이다. 사람이 본성으로 싫어하고 피하는 것에 마음의 정성을 다하여 착수하고 사랑할 만큼 그러한 힘을 연약한 육신에 주는 것이 은총의 작용이 아니고 무엇이냐?

9.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를 사랑하여 육신을 괴롭게 하여 정복하는 것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요, 영예를 피하고 모욕을 즐겨 받는 것도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자기를 천히 보고 남에게 천히 여김 받기를 원하는 것도 사람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요, 무슨 역경이든 손해든 잘 참으며 이 세상의 무슨 행복을 원치 않음도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네가 너 자신을 살펴보면, 이런 일은 하나라도 네 힘으로 할 수 없는 둘로 알리라. 그러나 하느님께 간구하면 하늘로부터 이런 용기가 내릴 것이니, 네 아래에 세상과 육신이 정복되리라. 그리고 신앙의 병기로 무장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기만 들었다면, 원수 마귀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10. 그러므로 너를 위하여, 너를 사랑하여 그 위에 죽으신 네 주의 십자가를, 그리스도의 착하고 충실한 종과같이 씩씩하게 지도록 정신을 차려라. 가련한 이 현세에서 당하는 많은 역경과 여러 가지 불편을 잘 참아 받도록 마음을 가다듬을 것이니, 네가 어디 있든지 네 환경이 있으리라. 또 이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여러 거지 악의 곤란과 고통을 면할 방침이 없으니 잘 참는 수밖에 없다. 주의 벗 되고 구분과 더불어 한몫을 받으려 하면, 주의 잔을 달갑게 마셔라. 위로에 대한 것은 하느님께 맡겨라. 하느님은 당신 성의대로 위로에 대하여 배려하실 것이다. 너는 오로지 곤란을 참아 받도록 마음을 가다듬고, 또 그런 것을 가장 큰 위로로 여길 것이니, 너 혼자 모든 곤란을 참을 수 있을지라도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추어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된다(로마 8,18)

11. 괴로움이 네 마음에 맞고 또 그리스도를 위하여 곤란에 맛들이게 되는 경우에 이르거든 그 때에 너는 이 세상에서 만복의 터를 발견한 줄 알고, 네가 실상 잘 있는 줄로 생각하라. 네가 괴로움을 당하기를 꺼리고 피하고자 하는 동안에는 잘 있지 못하고 또 어디를 가든지 곤란이 너를 따를 것이다.

12. 너는 하여야 될 것, 즉 참고 죽기를 결심하면 빨리 잘되고 네가 평화를 얻으리라. 네가 성 바오로와같이 셋째 하늘까지 붙들려 올라갔을지라도(2고린 12,2),곤란을 당하는 것을 면하지 못할 것이니, 예수께서 이르시기를, "나는 그가 내 이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할지 그에게 보여주겠다." (사도 9,16)하셨다. 그러므로 네가 예수를 사랑하고 영원한 그를 섬길 마음이 있으면, 곤란을 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13. 바라건대,너도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무슨 괴로움을 당할 만하다면 이는 네게는 얼마나 큰 영광이 되겠으며, 하느님의 성인들에게는 얼마만한 즐거움이 되겠으며, 남에게는 얼마만한 건설이 되랴! 곤란을 받으려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나. 모든 이가 다 인내의 덕을 장려한다. 많은 사람들이 세속적 목적을 위하여 큰 고생을 참아 받으니, 너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만한 고생을 달갑게 참아 받아야 할 것이다.

14. 너는 우리의 생활이 끊임없이 죽음에 있어야 할 것을 각오하라. 그리고 누구든지 자기에 대하여 죽을수록 그만큼 하느님께 살기를 시작하리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곤란을 잘 받고자 하지 않는 사람은, 천상의 것을 알아들을 자격이 없다. 그리스도를 위하는 뜻으로 곤란을 당하는 것보다 더 하느님께 의합하고 네게 더 유익한 것이 이 세상에 다시는 없다. 많은 위로를 받아 누리는 것과, 그리스도를 위하여 괴로움을 당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놓고 택하라 하면, 괴로움을 택해야 할 것이 아니냐? 괴로움을 당하면 그리스도를 닮고 성인들과 같아진다. 우리의 공로와 우리의 완덕의 지위는 신락과 위로를 많이 받는데 있지 않고, 오히려 어려운 경우를 많이 당하고 괴로음을 잘 참아 견디는 데 있다.

15. 사람이 구령하는 데 곤란을 당하는 것보다. 더 낫고 더 유조한 것이 있다면, 그리스도께서는 반드시 말씀으로라도 가르쳐 주시고 표양으로 보여주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밝혀 십자가를 지라 권유하여 말씀하시기를,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마태 16,24)하셨다. 그러니 이제 모든 것을 다 읽어 살펴본 바에 위하여, 이런 결론을 내는 것이 당연하니, 곧 "우리가 하느님께 나라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사도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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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주성범 소개 
  제12장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  1602
11   제11장 예수의 십자가를 사랑하는 이의 수가 적음  1584
10   제10장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함  1664
9   제09장 위로가 없을 때  1480
8   제08장 예수와 더불어 친밀히 지냄  1488
7   제07장 예수를 만유 위에 사랑함  1506
6   제06장 어진 양심의 즐거움  1499
5   제05장 자기를 살핌  1635
4   제04장 순결한 마음과 순박한 지향  1477
3   제03장 착하고 순량한 사람  2975
2   제02장 겸손된 복종  1461
1   제01장 내적 행동거지(行動擧止)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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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정신생활

제2편 내적생활

제3편 내적위로

제4편 성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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