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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종교재판
조회수 | 2,003
작성일 | 07.06.11
주님께서는 두 가지 본성, 즉 신성과 인성을 가지고 계셨다. 이 두 가지 본성이 완전히 다른 죄목으로 모두 재판을 받는다. 이렇게 해서 그는 "반대의 표시" 가 된다는 시므온의 예언이 성취되었다. 재판관들은 주님을 왜 죽여야하는지에 대해 의견통일이 안되었다. 주님이 죽어야한다는데만 의견의 일치를 보았을 뿐이다. 종교재판관인 안나와 가야파는 주님이 너무 신적이라는 죄목을 들었으며, 빌라도와 헤로데는 주님이 너무 인간적이라는 죄목을 걸었다. 한 쪽편에서 볼 때 주님은 너무도 비세속적이었으며, 다른 한 쪽에서 볼 때는 너무도 세속적이었다. 이날 이후로는 주님의 교회도 상충되는 죄목으로 비난을 받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교회를 너무 신적이라고 비난하고 또 다른 이들은 교회가 너무 인간적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상충되는 죄목으로 단죄를 받으신 주님께서는 모순의 상징인 십자가형을 선고받으신다.
  
만일 주님께서 성전에 붙잡혀 가시어 적들이 여러차례 시도했던대로 돌에 맞아 죽으셨더라면, 하느님의 어린양으로서 희생되시리라는 많은 예언들이 성취되지 못했을 것이다. 일찍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주님께 헤로데가 죽이려고 한다고 말했을 때 주님은 갈릴래아가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으실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무도 당신 목숨을 취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주님께서는 스스로 목숨을 바치실 것이다.
  
그러나 게쎄마니 동산에서는 제자들이 당신을 버리고 모두 도망갔을 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언자들이 기록한 말씀을 이루려고 일어난 것이다."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마태오 26, 56)

주님은 대사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매일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을 때에는 잡지 않더니 이제는 너희의 때가 되었고 암흑이 판을 치는 때가 왔구나" 하셨다. (루가 22, 53)

주님의 말씀은 주님께서 공개적으로 가르치시고 유대와 갈릴래아를 통해 여행하셨을 때 아무도 주님의 몸에 손을 대지 못했으며, 나자렛에서는 절벽에서 주님을 밀어 떨어뜨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악은 그 때가 있으며, 주님께서는 이 때에 대해서 자주 말씀하신 바있다. 이 시간 동안에 하느님께서 악이 순간적인 승리를 할 수 있는 힘을 주셨으며 영적으로 눈 먼 자들은 그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악인들의 손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실 때까지 꼼짝 못하고 묶여 있으며, 하느님께서 그만두라고 명하시면 그 즉시 그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어둠의 세력은 하느님께서 허락해서야 비로소 욥의 재산과 인격에 손을 댈 수 있었으며,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어 욥의 재산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이 시간 악은 힘을 가지고 있으나, 주님께서 부활하신 때는 힘을 잃어 버릴  것이다.
  
병사들이 주님을 결박하여 압송하였다. 이렇게 결박하여 압송한 것은 아마도 유다가 그들에게 주님을 단단히 묶으라고 명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밖에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고통을 당하실지 아브라함이 아들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꽁꽁 묶은 데서 예언되고 있다.

하느님께서 일러 주신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장작을 얹어 놓은 다음 아들 이사악을 묶어 제단 장작 더미 위에 올려 놓았다. (창세기 22, 9)

그들은 주님을 데리고 떠났다. 주님은 자발적으로 따르셨기 때문에 내쫓기거나 끌려가지 않으셨다.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주님께서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끌려가실 것이다. 고통의 사람인 새로운 예레미야로서 주님은 진리를 증거한 죄로 쇠사슬에 묶이셨다.
  
주님은 체드론 개울을 건너 압송되었으며 "양문" (Sheep Gates)을 통과하셨는데 이 문은 성전 근처에 있었고 희생동물들이 통과하던 곳이었다. 주님은 먼저 그 해 대제관이요, 가야파의 장인인 안나에게로 끌려가셨다. 로마인들이 권력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대사제는 해마다 선출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가야파가 그 당시 최고회의 의장으로 있긴했지만 당시의 실제적인 세력가는 안나였다.
  
둘 다 종교세력의 대표자들이었기 때문에, 첫 번째 재판은 종교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안나에게는 아들이 다섯 명 있었는데, 어떤 자료를 보면 그들은 성전에 매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주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셨을 때 주님이 쫓아낸 장사꾼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스도는 안나한테서 가야파에게 끌려 가셨다. 구약의 율법은 사람들의 죄를 대신해서 희생될 모든 동물은 사제 앞에 끌고 가야했다. 따라서 영의 사제직의 대표자인 그리스도는 육의 사제직의 대표자인 가야파에게 끌려가셨다. 바로 이 가야파가 이렇게 말했었다.

그는 일찍이 유대인들에게 "한 사람이 온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 는 의견을 냈던 자이다. (요한 18, 14)

따라서 가야파와 최고회의는 재판을 하기도 전에 그리스도를 죽이기로 결정한 것이 분명하다. 밤에 열린 최고의회 재판은 불법적이었지만 그리스도를 없애고자 안달한 나머지 막무가내로 열렸다. 최고의회는 사형을 언도할 권한은 없었지만 재판권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재판이 시작되었을 때,

대사제 안나스는 예수를 심문하며 그의 제자들과 그의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요한 18, 19)

가야파는 주님께서 죽어야한다고 이미 마음을 굳히고 있었기에 어느 것도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계획적인 불의를 뒷받침해 줄 구실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첫 번째 질문은 그리스도의 조직체와 그 추종자들이었다. 최고회의는 이들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두려워하였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일찍이 이렇게 보고했었기 때문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 이제는 다 틀렸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를 따라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며 서로 걱정하였다. (요한 12, 19)

재판관은 그리스도를 추종하는 자들의 이름보다는 그들의 숫자에 훨씬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심문의 목적은 그들의 단죄를 뒷받침해주는 대답을 그리스도께로부터 이끌어내고자 함이었다. 그리스도의 교리에 대한 조사는 그리스도께서 비밀집단의 우두머리가 아닌지 또는 새로운 교리나 이단을 설교한 것이 아닌지 알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질문 뒤에 숨어있는 속임수를 꿰뚫어 보시고, 죄없이 태어나셨기 때문에 추호도 두려움이 없이 당신의 교리는 백성들이 알고 있으며 당신 말을 들은 자들이 그에 대해 대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하셨다. 주님께서는 지하조직체도, 제 오열도 소수를 위한 교리도 갖고 있지 않으셨다. 당신 교리에는 비밀스런 것이 없다. 주님께서는 공개적으로 설교하셨기 때문에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버젓이 말해 왔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내가 숨어서 말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내가 한 말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 (요한 18, 20-21)

그리스도께서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세상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위해 증언하지 않으셨다. 당신이 가르치신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야파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최고의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을 이미 파문시키지 않았던가? 겸손하게도 주님은 벙어리와 절름발이와 장님과 나병환자를 불러달라고 청하지 않고 당신의 말을 들은 자들만을 불러달라고 하였다. 성전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백성들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에 이제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그들이 멸시하던 자들을 소환시켜달라고 명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관료와 백성들 사이에 존재하는 귀족적인 고립자세에 대항해서 당신의 교리와 추종자들을 내세우셨다. 이것은 거리의 인간의 의견을 그리스도교가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렇게 이중적인 질문에 답변하시며 그리스도께서는 서민들에게 호소하심으로써 첫 번째 질문에 답하시고, 주님의 교리책은 결코 비밀스러운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다고 주장하심으로써 두 번째 질문에 답하셨다.
  
주님께서 이렇게 답변하실 때 근처에 서있던 관리 하나가 손 바닥으로 주님의 뺨을 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곁에 서 있던 경비병 한 사람이 "대사제님께 그게 무슨 대답이냐?" 하며 예수의 뺨을 때렸다. (요한 18, 22)

아마도 이 자는 주님께서 한 시간 전쯤에 귀를 고쳐주신 말코스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이것이 주님의 몸에 가해진 첫 번째 구타였다. 재판관들은 이러한 구타를 징계하지 않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야파와 법정은 완전히 법을 무시한 채 그리스도를 재판했다. 사건의 내용을 피하기 위해 그 병사는 형식을 비평하였는데 흔히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주님을 무법자로 만들었다. 아주 유순하게 주님은 그에게 이렇게 답변하셨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에게 "내가 한 말에 잘못이 있다면 어디 대 보아라. 그러나 잘못이 없다면 어찌하여 나를 때리느냐?" 하셨다. (요한 18, 23)

주님께서는 한 숨에 당신께 모욕을 준 자를 영원히 사라지게 하실 수 있으셨지만, 인간의 죄 때문에 매맞으시고 인간의 악 때문에 멍이 들 게 되었기 때문에 첫 번째 구타를 인내롭게 참아 받으셨다. 그러나 동시에 그에게 그러한 폭력을 써도 될 만한 증거를 대라고 명하신다. 주님께서는 누가 한쪽 뺨을 때리면 다른 쪽 뺨을 내놓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그러면 주님은 그렇게 하셨는가? 그렇게 하셨다. 주님께서도 당신 몸 전체가 십자가에 못박히게 내주셨다.
  
주님의 입을 통해서 당신 교리나 제자들에 대해 혐의를 얻어 내지 못하자 그들은 위증자(僞證者)들의 증언을 이용해 그러한 혐의를 얻고자 하였다.

대사제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사형에 처하려고 그에 대한 거짓 증거를 찾고 있었다. (마태오 26, 59)

주님을 공정하게 재판하기보다는 사형에 처하고자 혈안이 된 그들은 위증자들을 불러들였으나 서로 말이 맞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두 증인이 앞으로 나와 상충되는 증언을 하였다. 그 중 한 명은 주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이 사람이 '나는 사람의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헐어 버리고 사람의 손으로 짓지 않은 새 성전을 사흘안에 세우겠다'하고 큰소리치는 것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마르코 14, 58)

이러한 말은 주님께서 공생활 시작하실 때 그 때부터 멀어지기 시작하는 일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하신 말씀을 왜곡한 것이었다. 주님께서 성전에서 장사꾼들을 내쫓으신 후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러한 권한의 표징을 요구했다. 주님께서는 당신 몸을 성전으로 가리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한 2, 19)

지금 이 위증자들은 예수께서 성전을 파괴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주님의 말씀은 그들이 성전을 부술 것이며 그 성전은 당신 몸이라고 하신 것이다. 바로 이 성전이 방금 폭력적인 구타를 당하였다. 그들이 세운 지상의 성전도 티토 황제 치하의 로마인들에 의해 타격을 입을 것이다. 주님은 "내가 파괴할 것이다" 고 하시지 않고 "너희가 파괴할 것이다" 고 하셨다. 또 "내가 다른 성전을 세우겠다" 고 하시지 않고, 당신의 부활을 가리키며 "내가 그것을 일으켜 세우겠다" 고 하셨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대한 왜곡은 주님께서 오신 목적을 증거하고 있으며 그들의 마음 속에 주의 십자가와 영광을 깊이 심어 주고 있다. 원의 볼록한 부분과 오목한 부분은 동일한 선에 의해 이루어지듯이, 그들의 자발적인 사악함과 그들의 자발적인 고통이 일치하고 있다. 하느님의 의도는 주님의 예표였던 요셉을 통해 실현되었듯이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다. 요셉은 자기를 팔아넘긴 형제들에게 그들이 악을 도모했지만 하느님께서는 악에서 선을 만들어 내신다고 말했다. 악의 손에 넘겨 줄 때, 유다는 주님을 유대인들에게 넘겨주었으며,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에게 넘겨주었으며, 이방인들은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이면을 보면, 주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당신 아들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몸값으로 내주셨다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악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의 행동들은 하느님의 손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하느님은 죄를 felix culpa, 즉 "복된 죄" 로 만드실 수 있으시다.
  
육화된 말씀은 거짓 증언을 하는 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모순된 증언에 기분이 잡치고 짜증이 난 가야파는 이렇게 외쳤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대사제는 다시 "내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분명히 대답하여라.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물었다. (마태오 26, 63)

가야파는 여기서 대사제와 하느님의 대리자의 자격으로 주님께 말을 하며 그리스도께 맹세하며 답변을 하도록 요구한다. 가야파는 성전의 파괴나 주의 제자들에 관한 문제는 전혀 묻지 않았다. 가야파의 질문은, 그가 바로 그리스도 메시아인가, 그가 하느님의 아들인가, 그가 신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가, 그가 사람이 된 말씀인가 하는 것이었다. 과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언자를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신 하느님께서 이 마지막 시대에 당신 아들을 통해 말씀하신 것이 사실인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요? 예수께서는 입을 여시어 두 마디를 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렇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르코 14, 62)

주님께서는 먼저 당신의 신성을 주장하시고 다음으로는 인성을 주장하셨다. 그러나 두 주장은 "나"라는 대명사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엄청난 모욕을 당하시자 주님께서는 하느님 우편에 앉아계신다고 증언하셨으며, 거기서 주님은 마지막날 오실 것이다. 주님께서 두 번째 오시게 되면, 그때는 주님께서 "이 땅에 비천한 존재" 로 처음 오셨을 때 각 사람이 어떻게 당신을 맞이해 드렸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주님은 시편 109편을 언급하시는데. 이 시편은 하느님의 아들이 모욕을 받으신 후 들어올림을 받으시어 원수들을 당신 발판으로 삼게 되실 거라고 예언한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당하고 있는 확실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승리와 통치 그리고 세상을 심판하시리라고 선포하심으로써, 법률적인 불의(不義) 가운데서 당신의 영광이 빛을 발하게 하셨다. 시편작가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이미 예언한 바 있고, 다니엘은 좀 더 명확히 예언하였다.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와서 태고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 주권과 영화와 나라가 그에게 맡겨지고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의 섬김을 받게 되었다. 그의 주권은 스러지지 아니하고 영원히 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하리라. (다니엘 7, 13-14)

이 재판이 있은지 수년 후에, 스테파노는 순교하며 돌에 맞아 죽어갈 때 그리스도께서 방금 가야파에게 하신 말씀을 직접 눈으로 보았다.

이 때 스테파노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편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사도행전 7, 55)

주님께로부터 당신의 신성을 인정하는 말을 듣자 최고의회는 난리가 났다. 시간은 열 두 시경이었다. 첫 재판은 대사제가 주님은 설독죄를 범했다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끝났다.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마태오 26, 65)

히브리인들은 엄청난 슬픔이나 고통을 표시한 때 옷을 찢는 관습이 있었다. 야곱은 아들 요셉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옷을 찢었으며, 다윗은 사울이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옷을 찢었다. 자기 옷을 찢을 때 가야파는 사실 자신의 사제직을 박탈하였으며 아론의 사제직에 종지부를 찍고, 멜키세덱의 사제직에 길을 열어 주었다. 사제복이 대사제의 손으로 찢기고 망가졌지만 성전의 휘장은 하느님의 손으로 찢겨질 것이다. 가야파는 관습대로 아래에서 위로 옷을 찢었으며, 하느님께서는 위에서 아래로 베일을 찢으셨는데 어느 누구도 이런 식으로 찢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야파는 최고의원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 말을 듣고 대사제는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이상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이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까? 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고 묻자 사람들은 일제히 예수는 사형감이라고 단정하였다. (마르코 14, 63-64)

죄수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결론이 재빨리 내려졌다. 생명 자체가 죽음을 맛보아야만 한다. 주님의 죽음은 주님께서 영원한 신성을 선포했다는 이유로 결정되었다. 가야파는 전에 로마인들이 나라를 차지하기보다는 한 사람이 죽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제 가야파와 최고의회는 다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공리주의자와 율법주의자의 태도를 바꾸어 하느님과 당신 백성의 영적일치를 보전하기 위해 그리스도가 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의회는 하느님을 거슬러 하느님의 도움을 구함으로써 주를 고발한 책임을 벗었다.
  
이제 그리스도가 하느님을 모욕한 자로 단죄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아무런 권리가 없으므로 그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또 어떤 자들은 뺨을 때리면서 "그리스도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추어 보아라." 하며 조롱하였다. (마태오 26, 67-68)

그들은 주의 얼굴을 가림으로써 하늘의 빛을 차단시킨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눈을 가린다고 했지만 결국은 그들 자신의 눈을 가린 것이다. 휘장은 주님의 눈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다. 지상의 성전을 그렇게도 자랑하던 자들이 하느님께서 충만하게 거하시는 천상 성전을 치고 있다. 그들은 놀리느라고 "그리스도" 라는 칭호를 사용하였지만, 자기들도 모르면서 청확한 칭호를 부른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메시아시요, 하느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이기 때문이다.
  
가야파는 그리스도를 그리스도 자신의 말을 걸어 하느님을 모독한 죄로 단정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었다. 그리스도는 본성으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셨기 때문이다. 심문의 목적은 그리스가 예언자들이 예언할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들인가 아닌가를 밝히고자한 것이었다. 따라서 가야파 앞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자는 예언자 그리스도시요,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되실 분은 왕 그리스도시요, 희생제물로 당신 목숨을 바치실 때 십자가 위에서 사제로서 배척을 받으시는 분은 바로 사제 그리스도시다. 그럴 때마다 매번 그리스도의 지위는 조롱을 당할 것이다. 여기서는 그리스도 예언자에게 조롱을 퍼부음으로써 이사야의 예언이 실현되었다.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기며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턱을 내민다. 나는 욕설과 침뱉음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우지도 않는다. (이사야 50, 6)

종교재판은 끝났다. 하느님의 아들은 하느님을 모독한 죄로 판명되었다. 부활이요 생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영원한 대사제께서는 "임기 일 년의 대사제" 에 의해 단죄를 받으셨다. 이제는 최고의회가 그리스도를 조롱하고 있고 다음 차례는 로마 제국이 될 것이며 십자가에서는 이 둘이 합세해서 그리스도를 조롱할 것이다. 최고의회가 그리스도를 유죄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빌라도에게 넘기게 되었으며, 그리스도를 사형시킬 권한을 가진 유일한 사람인 빌라도가 주저없이 사형선고를 내릴거라고 최고의회는 믿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교도들에게 넘겨질 거라는 예언이 이제 성취되었다. 유다가 그리스도를 위해 마련한 죽음을 스스로 당했듯이 가야파도 로마인들이 무서워 그리스도에게 사형선고를 내림으로써 예루살렘도시와 성전의 궁극적인 파괴를 준비해준 꼴이 되고 말았다. 백성들이 그리스도를 로마인들에게 넘겨주었듯이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로마 세력에 넘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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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62.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몸을 가지시다  4103
82   61. 승천  3542
81   60. 회개  3815
80   59. 예루살렘에서 마지막 발현  1876
79   58. 신적인 명령  1933
78   57. 권위의 조건인 사랑  1950
77   56. 손가락과 손과 못  2129
76   55. 닫혀 있는 문  1938
75   54. 지상의 가장 심각한 상처 - 빈 무덤  2247
74   53. 그리스도의 밤친구들  2460
73   52. 주의 옆구리를 찌름  2075
72   51. 성전휘장이 갈라지다  3203
71   50. 십자가를 향한 칠언(七言)  2161
70   49. 십자가상의 칠언(七言)  2503
69   48. 십자가 처형  2282
68   47. 빌라도 앞에서의 두 번째 재판  2203
67   46. 명단의 맨 하위  1958
66   45. 빌라도 앞에서의 재판  2187
65   44. 베드로의 부인(否認)  2194
  43. 종교재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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